[롯데 임시주총]'고성 난무'·'반말' …'난장판' 롯데제과 주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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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임시주총]'고성 난무'·'반말' …'난장판' 롯데제과 주총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8.2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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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분할합병안 통과됐지만…거센 소액주주 불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롯데제과 임시 주주총회가 29일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 7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시사오늘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출범을 위한 분할합병안이 계열사 4사에서 이변 없이 통과됐다. 이중 신동주 회장의 SDJ 측과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대리인 등이 참석한 롯데제과는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 등 4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3시간 30분 가량이 걸리면서 진통을 겪었다. 

29일 오전 10시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사는 일제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안을 의결했다. 복잡하게 얽힌 그룹 순환출자고리를 단순화해 투명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총에 따라 지주사가 출범하면 4개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고리가 67개에서 18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 7층 대강당에서 열린 롯데제과 주총 현장은 초반부터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날 선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총 시작 전 이성호 롯데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주총장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인 지주사 체제 추진에 불만을 토해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그룹 장악력 강화 목적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성호 대표는 “현재 롯데에서 무리하게 지주사 체제를 추진하는 건 하나의 목적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며 “롯데마트가 추가 자금 3000억원을 추가 수혈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면 지주사 전환 후엔 우리같은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 체제 전환 안건이 통과된다하면 롯데 측에 분명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면서 “롯데쇼핑 합병비율과 관련해 롯데는 이중삼중의 회계법인을 거쳤다는 말만 한다. 그렇게 정확하다면 오픈을 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진행된 롯데제과 주총은 초반 감사보고부터 험난했다. 주주총회는 오전 10시 시작했지만 감사보고를 마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소액주주들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수차례 중단돼 안건을 상정하기까지 40분 이상이 소요됐다. 

일부 주주들이 분할계획서에 주요 조건만 있을 뿐 의안설명서에 첨부하지 않았다고 항의하면서 고함과 삿대질도 계속됐다. 

한 주주는 “분할합병계획서 첨부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평가서를 면밀히 검토해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이 자리에서 배부해달라”고 소리쳤다. 

이에 김앤장 소속 사측 자문변호사는 “계약서는 비치해 주주들이 언제든 열람할 수 있게 돼있으며 공시도 했다. 주총장에서 배포할 의무는 없다”며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또 다른 주주는 “감사위원장이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변호사가 대리한다는 건 책임회피이자 주주들을 농락하는 것”이라며 “변호사가 자꾸 나와 발언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안건 상정 이후에도 고성이 오간 가운데 이날 첫번째 의안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은 주총이 시작된 지 1시간 40분 이상이 지난 오전 11시 43분경 승인됐다.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은 최대 수혜자가 경영 대주주가 되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주주는 “집안싸움에 검찰 조사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주주들이 손해보지 않게 해달라”며 “최대 수혜 대주주가 과연 소액주주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일반적 상식으로 봐도 최대 주주의 시너지 효과, 최대주주의 위상을 높여주는 원안을 승인해주는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현재는 최대주주 수혜를 높여주는 결과밖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주주는 “합병분할로 대주주만 좋아지면 안되지 않냐. 신문지상에서 저희 주주 가치가 그렇게 높아질 거라는 예측하는 곳이 없다”며 “배당같은 막연한 얘기보다는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 지주사 전환을 위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임시 주주총회장 앞에서 이성호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대표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롯데그룹은 4개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배당성향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성호 대표는 “소액주주들이 롯데쇼핑 합병 자료를 공개해달라 반발하니 그때 가서 배당성향을 올리겠다고 한 것이고 그마저도 시가 2% 수준”이라며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 사항에 맞춰 배당을 올리고 합병자료는 공개 안한다면 속된말로 ‘돈 더 줄테니 조용히 있으라’는 말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롯데칠성음료 주총이 열린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 본사 앞에서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지주사 전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제 1호 의안) △분할합병계획서 승인의 건(제 2호 의안) △주식 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 승인의 건(제 3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증액 승인의 건(제 4호 의안) 등 총 4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폐회는 주총이 시작된 지 3시간 23분이 지난 오후 1시 23분이 돼서야 선언됐다. 

이날 롯데제과 주총에는 발행주식 수 대비 69.4%가 출석했으며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은 87.9%로 가결됐다. 오후 12시 경이 다돼서야 진행된 2호 의안부터는 65.6%의 주주가 참여했다. 2호 의안은 86.5%, 3호 의안은 90.0%, 4호 의안은 64.4% 찬성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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