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로 번진 유해물질 공포…생리대보다 안전관리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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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로 번진 유해물질 공포…생리대보다 안전관리 ‘미흡’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8.3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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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생리대에서 촉발된 유해물질 공포가 기저귀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한 건강증진센터에서 ‘우리 손주 돌보기 교실’에 참여한 예비 할머니들이 신생아 기저귀 갈기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생리대에서 촉발된 유해물질 파문이 기저귀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저귀에 사용되는 물질이 생리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소관 부처도 서로 달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생리대 파문을 둘러싼 불안감은 릴리안 생리대에서 출발해 국내 유통 중인 전 제품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기저귀도 원점에서 검사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앞서 논란 직후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생리대 파문 이후 기저귀가 대용품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믿고 쓸 수 있는 생리대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기저귀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되고 있는 물질은 접착 부위에서 나온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 기저귀에도 역시 접착제가 쓰이고 있어 VOCs가 검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인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는 내분비 교란 물질로 분류되며, 피부나 호흡기에 노출되면 피로감, 두통, 구토, 현기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지난 25일 “생리대의 접착부위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아기용 기저귀 역시 접착부위가 있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생리대에 불안을 느낀 여성들이 어린이용 기저귀를 생리대 대체품으로 찾고 있지만 기저귀도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사를 한 적이 없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기저귀를 생리대처럼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프랑스 한 매체가 피앤지(P&G) ‘팸퍼스 기저귀’에서 살충제 성분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국내 유통되는 제품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검사 결과 국내에 유통되는 피앤지 기저귀에서는 살충제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학물질 공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기저귀가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안전성 관리 체계가 비교적 미흡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생리대의 경우 세균 감염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돼 의약외품에 속한다. 반면 기저귀는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직접 인체에 닿아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단순 위생 목적으로 분류돼 공산품으로 지정됐다. 

현재 어린이용 기저귀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에서 품질·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으며, 생리대는 보건 당국인 식약처가 관리하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오는 2018년 4월부터는 기저귀도 위생용품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부작용 생리대’ 사태와 더불어 어린이와 성인용 기저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표원과 협의해 기저귀에 대해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사를 포함한 안전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약외품이 아닌 위생용품은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신고 대상일 뿐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의약외품만큼의 사후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생용품은 기저귀, 면봉, 화장지, 1회용 타월 등 17개 제품이다.

이에 관해 국표원은 어린이기저귀의 경우 생리대보다 오히려 더욱 엄격한 기준 하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어린이기저귀는 국표원이 19종의 유해물질을 규정하고 이에 따라 관리를 하고 있는 반면 생리대는 4종 기준뿐”이라면서 “기저귀는 국표원 산하 국제공인기관 ‘코라스’에 완제품 상태로 19종 기준에 따른 테스트를 거치고 합격한 뒤 제품을 당국에 신고까지 해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는 현재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를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위해성 평가와 품질 기준을 포함한 종합적인 연구는 애초 오는 2018년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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