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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서희②]서희건설 內 '뿌리 깊은 MB맨'…시작은 '신군부·하나회'
'사람은 항상 이름을 남긴다'…정경유착 의혹 속 '연결고리'
2017년 09월 04일 (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최근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이 대표적인 '문재인 수혜주', '문재인 테마주'로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경희대 법학)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경희대 경영학)이 동문지간이라는 점에 무게를 둔 분석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경희대 동문회장을 역임할 당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꽃다발까지 전달했을 정도로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문재인 수혜주'에 앞서 'MB 수혜주'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독특한 과거를 가진 건설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정정길 전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등 MB 정부 당시 실세들의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사오늘>은 'MB와 서희'를 통해 '문재인 수혜주'에 가려진 서희건설 내 '이명박 흔적'을 들춰본다. 지난 기사에서는 '숫자에 숨어있는 MB의 잔재'를 다뤘다. 이어서 '서희건설의 MB맨', 그리고 'MB와 이봉관 회장의 평행이론'을 차례로 보도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이 있듯, 과거를 잊은 기업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은 없다.

관련기사: [MB와 서희①]'문재인 수혜주' 서희건설…남아 있는 '이명박 흔적'(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111)

서희건설에 집결한 '신군부·POSCO' 출신

   
▲ 'MB와 서희'는 과연 밀접한 유착 관계였을까. <시사오늘>은 'MB와 서희①'에서 통계를 분석해 MB와 서희건설의 관계를 유추해 봤다. 'MB와 서희②'에서는 사람을 분석해 이를 유추해 본다. 사진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왼쪽)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 뉴시스, 서희그룹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사람의 이름을 추적하면 그 사람이 속한 집단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기 마련이다.

지난 기사에서 다뤘듯, 'MB와 서희'의 질긴 인연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건 2010년 영포게이트 파문 당시였다. 하지만 'MB와 서희' 태동기는 이보다 10여 년 가량 더 거슬러 올라간다.

<시사오늘>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서희건설의 1999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봤다. 해당 자료는 서희건설의 코스닥 상장(1999년) 이후 최초로 공시된 사업보고서다. 사업 초반 서희건설의 내부정보를 객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자료인 셈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당시 3선 국회의원 오한구 전(前) 의원을 상임고문으로 뒀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오 전 의원은 군(軍) 시절 하나회(신군부, 新軍部)에 가입한 바 있는 인사다. 하나회는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결성된 군부 내 사조직으로 12·12 군사 반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 등을 주도했다.

신생 건설사에 불과한 서희건설이 어떻게 하나회·3선 의원 출신 거물급을 고문으로 영입할 수 있었을까. 이는 오 전 의원이 육군 대령 예편 이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 POSCO)에서 간부로 활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봉관 현(現) 서희건설 회장은 포항종합제철 공채 2기 출신으로 운송통관 담당 차장을 지냈다. 당시 이 회장의 직속 상관으로 있었던 오 전 의원은 특히 이 회장을 친동생처럼 여기며 살뜰하게 챙겨줬다는 후문이다.

이후 이 회장은 1983년 포스코로부터 한국신통운(현 유성티엔에스)를 인수, 1994년 건설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당시 이 회장과 서희건설의 주된 먹거리는 포스코 계열 공사사업이었다.

1999년 서희건설의 사업보고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엽 서희건설 전 부회장(당시 부사장)이다. 경북 영주 출신 김 전 부회장은 앞서 오한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인사다. 또한 전두환·노태우 육사 동기로 신군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정호용 전 의원의 밑에서도 보좌진으로 일한 바 있다.

이렇게 13년 가량 국회에 몸을 담았던 김 전 부회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1998년 서희건설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그는 정치에 미련이 남았는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바른정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 패배,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밖에도 군사독재정권 시절 서울경찰청에서 일했던 故 손재익 서희건설 전 대표이사, 육사 13기 출신으로 특전사령관, 국가정보원 차장 등을 지낸 육완식 서희건설 전 고문 등도 1999년 당시 서희건설의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 전 대표이사, 육 전 고문은 서희건설 입사에 앞서 각각 한화그룹, 포항종합제철에서 근무한 바 있다.

'MB와 서희'의 연결고리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선견지명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서희건설에 총 집결한 신군부·포스코 출신 인사들은 후에 MB 정부 실세와 서희건설의 연결고리가 됐다.

한때 이봉관 회장이 직접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MB 친형 이상득 전 의원(SD)이 대표적인 예다.

SD는 비록 육사를 중퇴하긴 했지만 후에 동기회 부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육사 선후배들과 꾸준히 교류했다. 앞서 거론한 서희건설 전 고문인 오한구 전 의원, 육완식 전 특전사령관과 접점이 있는 것이다. 특히 오한구 전 의원과 SD는 13대 총선 당시 함께 민정당 간판을 걸고 출마해 당선된 국회 동기이기도 하다.

하나회라는 접점도 있다. SD가 정계 입문을 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육사 동기(14기) 핵심이자 하나회 회원이었던 이춘구 전 민정당(민주정의당) 사무총장의 권유였기 때문이다. 오한구 전 의원, 육완식 전 특전사령관 역시 하나회 멤버다.

   
▲ MB(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의원(SD, 왼쪽)과 박영준 MB정부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오른쪽), 그리고 서희건설을 둘러싼 의혹은 과연 사실일까. 접점은 분명 있었다. 이상득 전 의원은 서희건설의 사업 초기 임원진들과 육사, 하나회, 민정당 등 인연이 있었다. 박영준 전 차장은 이상득 전 의원의 보좌진이었다. 그리오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은 이상득 전 의원의 후원회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2010년 영포게이트 파문 당시 서희건설 관계자와 박영준 전 차장(MB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국장)이 접촉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 뉴시스

박영준 MB정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서희건설의 유착 의혹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2010년 민주당 영포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위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MB가 서울시장을 지내던 2005~2006년 서희건설이 박영준 당시 서울시 정무국장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서희건설이 서울시와 접촉할 당시 서희건설은 서울에 다수의 대형 교회를 지었다. 교회를 지으려면 시(市)로부터 토지 형질 변경과 인허가를 다 따내는 조건으로 공사를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 서희건설과 박영준 차장의 유착 의혹은 확인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석현 의원의 주장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영준 전 차장은 SD의 보좌관으로 11년 동안 근무했다는 점, 그리고 MB가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2002년 서희건설이 서울시청 공무원 출신 손성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는 점 등은 이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으로 보인다.

미래를 위한 투자…'성공적'

사업 초반 '신군부·POSCO'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서희건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 사업 초반 매출은 1999년 955억 원, 2000년 838억 원, 834억 원, 2002년 960억 원 등 1000억 원 미만에 머물렀다. 하지만 MB가 서울시장을 역임한 이후 서희건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공시를 살펴보면 MB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2002년 7월~2006년 6월) 동안 서희건설의 매출은 2003년 1171억 원, 2004년 2147억 원, 2005년 2604억 원, 2006년 3865억 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실적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는 서울 지역 내 교회 관련 공사 수주가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서희건설은 MB 체제의 서울시에서 교회 공사를 통해 총 851억49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거뒀다.

또한 서희건설은 MB의 대통령 임기(2008년 2월~2013년 2월) 동안 매출 1조 원 클럽 입성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당시 서희건설의 연도별 매출은 2007년 4815억 원, 2008년 7191억 원, 2009년 8663억 원, 2010년 1조314억 원, 2011년 9192억 원, 2012년 9151억 원으로 집계됐다.

MB 정부 당시 서희건설은 총 2569억9312만 원 규모의 군(軍) 관련 공사를 수주했다. 참여정부 시절 535억1048만 원, 박근혜 정부 시절 823억9515만 원과 큰 차이다.

'顧問' 활동은 현재진행형?…'TK 마당발' A씨

한편, <시사오늘>은 'MB와 서희' 취재 과정에서 복수의 서희건설 전현직 관계자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서희건설의 비상근 고문 A씨가 MB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갈 무렵부터 현재까지 TK(대구경북)지역을 주무대로 정재계 인사들을 활발하게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경북 영천 출신 A씨는 수년 전부터 이봉관 회장과 함께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하는 등 서희건설의 정무적인 차원의 일들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서희건설과 인연을 맺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서희건설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소소한 일부터 규모가 제법 있는 일까지 벽에 부딪힐 때마다 A씨가 자기 일처럼 우리를 도우시더라"며 "언제부터 그분이 서희건설과 함께했는지는 아마 인사본부장급 정도만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 같다. 나는 2013년께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본지와 통화한 또 다른 서희건설의 관계자도 "A씨는 한때 대구 요식업계, 유흥업계 등지에서 이름을 날렸던 분으로, TK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인사"라며 "문화 쪽에 관심이 많고, 영남 지역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도 가끔 출입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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