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추석]최장연휴에 '들뜬' 대형마트 vs. '씁쓸'한 소상공인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유통街 추석]최장연휴에 '들뜬' 대형마트 vs. '씁쓸'한 소상공인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9.0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10월 추석 최장연휴를 앞두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 뉴시스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에는 연휴 특수에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소상공인 또는 자영업자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모양새다.

5일 정부가 10월 2일 월요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추석 연휴와 주말을 포함, 최장 10일 이라는 연휴 특수를 맞게됐다. 이에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황금연휴’에 쇼핑이 늘어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최장 11일이라는 연휴 특수를 보냈던 당시 주요 대형마트는 매출 오름세를 경험했다.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이마트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0% 상승했고, 롯데마트는 5월1~ 7일까지 18.6%나 매출이 올랐다.

업계는 임시공휴일 지정이라는 특수도 기대했다. 지난해 5월6일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때 백화점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당시 5월 5∼8일 나흘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67% 늘었다. 현대와 신세계도 각각 46%, 33%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올해 길었던 5월 연휴에는 대선 국면과 겹친 궂은 날씨에 공휴일 효과가 미미한 적도 있었지만 업계는 전반적으로 이번 황금연휴에 소비 진작 효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추석연휴와 맞물린 백화점 정기세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일부 관련업계는 최근 유통업계에 불었던 부정적인 이슈와 사드 보복으로 인한 주요 백화점의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슈가 많아서 소비심리가 침체돼 있었지만 곧 있을 추석연휴에 소비자들이 심적으로 여유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역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그로 인한 실적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올해 사드 보복으로 인해 단체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사라진 것을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 평이다. 매출 특수를 맞을 수 있는 기회지만 면세점, 백화점 등 주요 유통가에서 요우커 매출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해외여행 예약자는 지난달 29일까지 7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5만4800명보다 41% 증가했다. 모두투어도 3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7%늘었다. 연휴 한달 전 예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증가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가 포함됐던 9월의 경우에도 내국인 순출국자는 177만여명, 외래객 입국자 152만여명으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27.6%, 26.3% 증가해 성수기를 누렸다.

이런 현상에 내수 진작은 제한적일 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매출 피해가 우려되는 건 대형유통사가 아닌 일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라는 지적이다. 가족단위 고객은 서울 도심 백화점이나 교외 복합쇼핑몰 혹은 아울렛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미 유통업계는 추석 맞이 고객몰이에 들뜬 분위기지만, 정작 골목상권 식당 운영자들은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수년 간 대형유통사 틈에서 장사를 해 온 한 자영업자는 “명절 시기와 겹쳐 연휴가 길어지게 되면 사실상 대형유통업체로 몰리지 우리같은 골목상권 상인들에겐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요즘 복합쇼핑몰이나 아울렛 등 먹고 놀고 즐길 곳이 많은데 뭐하러 우리가 문을 열라고 하겠나. 파리만 날린다”며 쓴 웃음을 보였다.

또 다른 소상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황금연휴로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하는 방침에는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오히려 걱정거리가 앞서는 건 자영업자들이다”며 “이런 결정에는 골목상권 영세상인들의 입장을 헤아리고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그에 맞는 정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