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오늘]<유해생리대 2라운드>깨끗한나라, '고소'…"억울한 척" vs.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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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오늘]<유해생리대 2라운드>깨끗한나라, '고소'…"억울한 척" vs. "희생양"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9.0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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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나라, 김교수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소비자 여론은 엇갈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깨끗한나라가 김만구 강원대 교수를 고소하면서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이 검찰 조사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뉴시스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인 깨끗한나라가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실험을 진행한 김만구 교수를 고소하고 나섰다. 자사 제품만 이름이 공개돼 막대한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깨끗한나라의 이번 법적대응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5일 김만구 강원대 교수의 실험 내용으로 인해 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장을 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른 업체 생리대 제품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지만 마치 자사 제품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노출돼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우리 제품만 굉장히 유해한 제품처럼 언론에 노출이 돼 큰 피해를 입었다”며 “해당 실험으로 인해 회사가 결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돼 법적인 판단을 구하고자 이번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깨끗한나라의 이번 대응을 두고 오히려 더욱 소비자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애초에 이번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인터넷 상에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부터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릴리안 부작용 문제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최소 1년 전부터 번진 것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환불 과정에서 절차와 가격 문제로 잡음이 일어 소비자들 분노도 채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환불단가가 소비자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논란이 됐다. 깨끗한나라가 제시한 환불 단가는 자사 온라인몰을 기준으로 한 ‘순수한면’ 소형 1개당 156원, 중형 175원, 대형 200원, 오버나이트 365원 등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누리꾼 A씨는 “배경이 뭐든 간에 순수한면 쓰고 폐경이 오나 싶을 정도로 생리량과 일수가 줄었다고 토로한 여자들이 커뮤니티만 해도 엄청 많았다”며 “억울한 척, 불쌍한 척할수록 소비자들은 등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B씨는 “생리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도 유독 릴리안 사용 후 부작용 겪은 사람들이 많아서였는데 양심이 없어도 끝도 없다”며 “애초에 똑바로 만들었으면 억울할 일도 없다”고 일갈했다. 

C씨 역시 “연구는 본인들이 나서서 했어야지 왜 애먼 사람을 잡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들끼리 치고 박고 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은데 피해입은 당사자들은 누가 책임지냐”고 꼬집었다. 

반면, 깨끗한나라의 고소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경쟁사 죽이기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다. 앞서 해당 실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중 한 사람이 유한킴벌리 상무이사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둘 사이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 누리꾼 D씨는 “확실하지도 않은 실험을 해놓고 릴리안만 유해물질이 엄청난 것처럼 이야기했으니 고소감은 맞는 것 같다”며 “제품 자체의 의혹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E씨는 “해당 시험 결과를 보니 릴리안 생리대에서는 1급 발암물질이 유일하게 안 나왔는데 가장 끔찍한 생리대인 것처럼 욕먹고 환불을 했다”며 “물론 유해성분은 나왔지만 타사 제품들은 지금도 버젓이 판매 중인데 고소할 만 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고소를 당한 김만구 교수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본인이 먼저 제품 이름을 밝힌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순수한 의도에서 진행한 실험이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내가 나서서 릴리안 생리대가 문제라고 밝힌 적은 없다”며 “한 일간지 기자가 ‘연구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가장 많이 검출된 게 릴리안이라는데 맞느냐’고 물어 결과를 확인해줬고, 유해성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험 신뢰도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발표한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실험은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에 맞는 공인 분석 방법을 통해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4년 동안 개발한 ISO 국제표준에 맞는 공인 분석 방법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면서 “실제 여성이 생리대를 사용하는 환경과 비슷한 설정 하에 실험을 했기 때문에 사용한 방법과 결과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생리대 화학물질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정립된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은 예비실험의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생리대에서 방출된 유해물질의 노출 정도와 위해성을 조사하는 게 식약처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팀은 지난 3월 유한킴벌리·LG유니참·깨끗한나라·한국P&G 등 생리대 제조사의 일회용 생리대 10종(중형 5개, 팬티라이너 5개)과 면생리대 1개를 대상으로 유해물질을 방출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회용 생리대 10종 전 제품에서 22종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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