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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부실시공 논란', 과연 부영만의 책임일까
<기자수첩>감독 부실 지자체·관계당국, 진정성 없는 정치권…성찰 필요
2017년 09월 14일 (목)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부영주택발(發) 부실시공 논란, 과연 특정 기업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게 합당한 걸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정치권 역시 비난의 화살을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사진은 남경필 경기지사(바른정당)가 화성 동탄2신도시 23블럭 부영사랑으로아파트를 방문해 하자 발생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경기도청 제공

부영그룹의 부실시공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부영은 자신들이 시공한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매년 상한선 5%를 채워 경기도·전주시·제주시 등 전국 22개 지방자치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제때 임대료를 내지 않는 입주자들에게는 연 12%의 연체 이자까지 물려 논란이 커졌다.

이어 경기 화성 '동탄에듀벨리 부영사랑으로 아파트'로 대표되는 부실시공 파문이 터졌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3월 입주가 시작된 이후 약 8만 건의 하자신고가 접수돼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

논란이 날이 갈수록 커지자 정치권까지 나섰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의 2017년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을 향한 정치권 차원의 압박이 점차 고조되는 눈치다.

하지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부영에게만 돌리는 최근 분위기는 부당한 감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다. 임대아파트 부실시공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논란을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사람이 만든 물건에는 불량품이 있기 마련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이 그랬고, 현대자동차의 세타2엔진 리콜 사태도 그랬다. 심지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수리온 헬기에도 결함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정부는 하자·결함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와 법규를 두고 있다. 기업들의 자구책만으로는 국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2014년 국토교통부는 '주택 감리 제도개선 대책'을 발표해, 감리자에 대한 지자체의 지도·감독과 감리자의 업무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아파트 건설공사 과정에서의 부실시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번에 논란의 시발점이 된 부영의 경기 화성 '동탄에듀벨리 부영사랑으로 아파트'는 국토부의 주택 감리 제도개선 대책이 시행된 이후인 2015년 2월 착공한 아파트다.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에 대한 국토부와 지자체의 지도·감독이 부실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동탄에듀벨리 부영사랑으로 아파트 입주자 대책위원회는 이번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 측에 감리 부실 문제를 3차례나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단 한 번도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성시는 부영이 하자보수를 지난 6월까지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해당 아파트에 대한 건축허가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자를 파악하고도 허가를 내린 것이다.

관계당국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이뤄졌다면 이번 논란은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셈이다.

물론, 1차적 책임이 부영에게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2차, 3차적 책임이 관계당국에게 있는 것 또한 명확한 사실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여론은 이에 대한 책임을 오직 부영에게만 묻고 있다.

실제로 국회 국토위는 부영그룹 오너가 부자(父子)를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키기 위한 작업은 추진하고 있는 반면,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경기도와 화성시 등은 아예 이번 국감에서 제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논란의 배경에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의 선거공학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최근 당(黨)내 문제로 여의도 중앙 정치무대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남경필 경기지사(바른정당)가 부영 부실시공 논란을 이용해 지역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선거철 '표밭'이라 불리는 단체인 대한노인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정부가 아파트 부실시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정치권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특정 업체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떠넘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남의 눈에 티끌을 보기 전에 자기 눈의 대들보를 찾아야 한다.

아울러, 부영에게도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그리고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상황 개선을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요구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이어 또 다시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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