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후유증’ K뷰티·식품업계, 탈중국 가속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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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후유증’ K뷰티·식품업계, 탈중국 가속화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9.1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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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금한령'이 시행된지 6개월여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쇼핑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사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K뷰티와 국내 식품업체들이 점차 ‘탈(脫)중국’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사드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중국 사업을 철수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특히 집중 보복 대상이 된 롯데그룹과 신세계 등은 중국 시장에서 끝까지 버텨봤지만 결국 최근 철수를 결정했다. 이밖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뷰티업계와 식품업계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에 현지에 진출한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중국 내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롯데 식음료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양사의 중국 내 실적도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중국법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379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94억원으로 약 49% 감소했다. 지난 6월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롯데아이스산둥 법인을 중국 회사에 400만위안(약 7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05년 10월 북경후아방식품유한공사를 12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약 950억원을 투자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05년 이후 롯데오더리와 롯데후아방음료 등 중국법인의 누적 적자액은 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제과시장 2위 업체로 성장한 오리온도 사드 여파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4.2% 감소했다. 중국제과법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6504억원에서 올해 3764억원으로 2740억원 감소했다. 

뷰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은 올 상반기 사드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매출은 5% 감소한 2조7740억원,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4184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을 전면 금지한 이후인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8%나 감소했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3분기 실적도 밝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ODM 업체들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 채널과 관광 상권 매장 위축이 이어지고 면세점 판매규제 강화로 매출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 보복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시장 다변화를 통한 탈중국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북미·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편에 나서고 있다. 포스트차이나 찾기에 주력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는 지난 16일 미국 대표 뷰티 로드샵 유통사인 ‘세포라’ 144여개 매장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미국 전역에 365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뷰티 로드샵 대표 유통사다. 

라네즈는 이 중 뉴욕 22개, 캘리포니아 37개, 플로리다 11개, 텍사스 12개 등 미국 전역 365개 세포라 매장 중 절반에 가까운 144개의 매장에 우선 론칭해 미주 시장에서의 유통을 확대할 전망이다. 라네즈는 향후 호주, 프랑스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이니스프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 유니온 스퀘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을 통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다른 지역에도 추가 매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미국과 프랑스 매출비중은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서구권 시장 공략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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