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대우건설…박창민의 힘, '아직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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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대우건설…박창민의 힘, '아직 살아있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9.2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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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낙하산 의혹만 없었다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대우건설이 최근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배경에 박창민 전 대표이사 사장의 유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우건설 CI

지난해 어닝쇼크로 상처를 입은 대우건설이 올해 들어 괄목상대(刮目相對)한 눈치다. 잇단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에 이어, 약점으로 평가됐던 해외사업 부문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순실 낙하산 의혹'으로 지난달 14일 낙마한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의 역량이 발현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박 전 사장에 대한 애증 섞인 시선이 감지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도시정비(재건축·재개발) 관련 사업 수주고 2조5970억 원을 올려,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은 현대건설(1조8980억 원), 현대산업개발(1조5290억 원), 롯데건설(1조3820억 원), GS건설(지에스건설, 1조2880억 원) 등 경쟁업체들이 모두 1조 원대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이 돋보이는 실적을 거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박창민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주택사업,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로, 과거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두터운 정재계 인맥까치 갖춘 인사다.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령탑으로 취임한 박 전 사장은 같은 해 말께 대우건설의 국내외 사업장에 대한 대규모 실사 진행을 지시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핵심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재무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 내실경영 원칙을 확고히 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2016년 매출 11조1270억 원, 영업손실 5036억2791만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7925억2906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5조7653억 원, 영업이익 4780억 원을 올려,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달성했다. 어닝쇼크에서 어닝서프라이즈로 거듭난 것이다.

아울러, 해외사업 부문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분위기다.

대우건설은 최근 스페인 EPC업체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조인트벤처(JV)로 1조800억 원 규모의 오만 두쿰 정유공장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하우징 프로젝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사업 등 역시 조만간 본 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사장은 취임 당시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공모 자격으로 내건 '해외 수주능력을 갖춘 자'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 '최순실 낙하산 의혹'으로 사임한 박창민 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박 전 사장은 취임 당시에도 친박(친박근혜)계 실세 낙하산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 뉴시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박 전 사장을 재평가하는 반응까지 나온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대우건설의 한 임원급 인사는 "박 전 사장이 회사 첫 외부 출신 CEO로서 그간 대우건설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며 "최순실만 아니었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매각작업에도 더 속도가 붙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우건설의 한 직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건 몰라도 능력 하나는 인정해야 한다"며 "애증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의 매각공고를 이달 말에 내고 내년 초에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은 박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송문선 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장 인선은 매각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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