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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슈②] 국정원 국기문란,‘진실 규명’인가 ‘정치 보복’인가
국정원 블랙리스트·대선개입 外 국기문란행위 발각
MB와의 연결고리 추적 논란
2017년 10월 01일 (일)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추석이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명절이기도 하다. 새 정부를 맞아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한가위 밥상머리의 얘깃거리도 그만큼이나 다채로울 전망이다. <시사오늘>은 이번 커버스토리로, 올 추석 당신의 정치 교양을 업그레이드 해줄 기획을 준비했다. 이른바 <2017 추석 밥상머리 정치토크 가이드북>이다.

소리 없는 헌신, 누구의 수호와 영광을 위한 것이었나

   
▲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MB 개입 가능성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했다. ⓒ 뉴시스

이명박(MB)정권 당시 만들어졌다는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의 존재가 최근 세상에 공개됐다.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블랙리스트와, 친정부 인사를 집중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의 행동대장이 국정원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속도를 내게 됐지만, 이는 속 좁은 ‘보복정치’에 불과하다는 보수당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7월 서훈 국정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국정원 적폐 청산 TF(이하 TF)’를 가동하고 TF에서 조사할 사건을 발표했다. 사건 목록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권양숙 여사 논두렁 시계 사건 등 총 15가지가 포함됐다.

일명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부터 시작됐다.


25일 적폐청산 TF 발표에 따르면, 2009년 6월 국정원은 ‘盧 자살 관련 좌파 제압논리 개발·활용 계획’, ‘정치권 盧자살 악용 비판 사이버 심리전 지속 전개’ 등 2건의 보고서를 만들고 노(盧)전 대통령 서거 관련 심리전 방침을 내부에 고시했다.

이어 7월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하고 문화예술인 총 82명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했으며, 금전적 지원을 통해 모 보수단체가 진보세력을 비방하고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의 시국광고를 신문에 내게끔 도왔다.

이들은 2010년에는 공영방송 장악 시도도 보였다. 지난 18일 KBS 노조 발표에 따르면, 국정원은 ‘KBS 조직 개편 이후 인적 쇄신 추진 방안’ 문건을 작성하고 ‘좌편향’ 간부들을 사찰하고 퇴출시키기 위해 방송국에 압박을 가했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국정원에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으며, 국정원이 다음달 청와대에 보고한 것도 조사 결과 확인됐다.

또한 2010년부터 2년 간 사이버외곽팀, 즉 총 수백 명 규모의 피라미드 댓글 부대를 운영해 여론 조작에 가세했다. 사건 관련자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팀장 송모 씨, 전직 직원 문 모씨에게 올해 9월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2011년 12월, 모 보수성향 단체가 중앙 일간지에 ‘박원순은 누구를 위한 서울시장인가’라는 비난성 광고를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단체는 이달 좌파 판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도 개최한 바 있는데, 검찰 조사 결과 국정원이 직접 단체를 만든 사실이 확인됐다.

이 외에도 2012년 직원을 시켜 한 오피스텔에서 댓글 공작을 펼치도록 하고,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해 ‘혼외자 논란’을 일으키는 등 MB 정권 당시 모든 사건의 중심에 국정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연이어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 국정원 사건전개 요약표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논란의 핵심, 청와대와의 연결고리… 침묵하는 MB, 발끈하는 한국당

이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의 핵심은, 2009~2013년 사이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 체제의 국정원이 연예계부터 선거까지 각종 공작을 행하는 동안, MB의 지시와 개입이 없었느냐는 것이다.

배우 사진을 합성해 유포하고 온라인 여론 조작에 가세했으며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찰하는 등 국정원의 활동은 매우 전방위적이었다.

이 모든 활동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수록 청와대와 국정원 간 면밀한 보고 체계도 밝혀지는 상황이다. 당시 정부가 좌성향 예술·방송인들의 정부 비판 대응책과 동향을 파악하라고 국정원에 수시로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으며, ‘VIP 일일보고’, ‘BH 요청자료’ 등의 문서가 발견됨에 따라 국정원이 요청에 발맞춰 보고 형식으로 청와대와 꾸준히 정보를 주고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현직 국정원 직원만 40여명을 소환 조사해 전반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 대상인 15개 사건 중 대부분이 수사 진행 중이라 조사를 받을 직원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 예측된다.

실제로 청와대와 국정원이 이 같은 내용의 기밀 문서를 여러번 주고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MB 역시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법조계의 분석이다.

한편 MB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27일 토론회에서 일련의 검찰 수사와 국정원 개혁 과정을 두고 “지금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로 심각한 안보위기”라며 “문 대통령은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보복성 적폐청산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MB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재오 전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적폐가 있으면 있는 대로 도려내면 되지 이것을 바람몰이, 산양몰이 하듯 매일 여권에서 수사하고 잡아가라고 하면 검찰이 없는 적폐라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역시 지난 10일 법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조작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국정원장이 모르게 국정원이 작성한 문서가 청와대에 보고될 수 없다”고 MB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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