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모독 ‘초유의 일?’…한나라 주장 찜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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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모독 ‘초유의 일?’…한나라 주장 찜찜한 이유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1.03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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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나라당 자신들 과거 행태 국민 앞에 사과해야”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김윤옥 여사 몸통 발언과 관련해 “국회 사상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음해하고 모욕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한나라당이 연일 강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자칫 김윤옥 여사가 부패 스캔들에 휘말릴 경우 권력형 비리로 인한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의 기싸움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면책특권 범위 축소 발언을 하자 청와대 관계자들과 한나라당이 합심해 방패막을 형성하고 야권에 파상공세를 펼치는 것도 이때문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강 의원이 스스로 자신의 발언이 허위 사실이 아님을 밝히지 못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강 의원의 저급한 폭로는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면책특권을 악용해 영부인을 모독한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도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인은 어떤 경우든 당당해야 한다”며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국회 밖에서도 할 수 있어야 공정사회다. 면책특권은 거짓 보호권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강 의원을 압박했다.
 
▲ 지난 10월 29일 오전 국회 245호 회의실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와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 구상찬 통일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한나라당이 초강경 태세로 나서자 이규석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국회 사상 대통령 부인을 공격한 것이 초유의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초유의 일이 아닌 사실을 마치 초유의 일처럼 가장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과거 행태를 국민 앞에 읊조리며 사과를 하던 지 아니면 정정발언을 하라”고 일갈했다.

과연 강 의원의 발언은 초유(初有)의 일일까.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강 의원 발언을 비판한 이재오 장관만 하더라도 2007년 10월 23일 당시 국회 법사위의 부산고검·지검 국정감사에서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씨 비호의혹을 거론하며 “세간에는 김상진씨의 실제 배후가 정윤재가 아니고 청와대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권양숙 여사라는 소문이 있다”며 권양숙 여사를 몸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가 권력형 비리의 몸통을 숨기려고 정윤재를 내세웠다”며 “김상진씨를 철저히 조사하는 게 당연하지만 권양숙 여사 관련 사실이 나온다면 조사하겠느냐”며 김태헌 당시 부산지검장을 궁지로 몰아세웠다.

또 같은 당 심재철 의원도 2007년 9월 14일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권양숙 여사가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에게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는데, 입단속용 자리가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윗선 개입은 없다’고 말한 건 사건의 전말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권양숙 여사까지 나서서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하려는 것은 아니지 우려된다”고 권 여사 비난에 동참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2003년 6월 5일 당시 한나라당 의원시절 국회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재산관련 의혹과 관련, “권양숙 여사, 노건평씨 등 친인척이 부도덕한 특혜성 땅투기를 한 혐의가 있다”며 권 여사의 미등기 아파트 전매 의혹을 주장했다.
 
또 1998년 6월 18일 당시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국회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 “최순영 신동아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같은 이화여대 출신인 이희호 여사에게 1억 원대의 고가품과 미술품을 선물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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