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성기 거론…KTX 간부, 여승무원 성추행 조직적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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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성기 거론…KTX 간부, 여승무원 성추행 조직적 은폐"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7.10.19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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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전 감사실 직원 "간부 성추행 확인하고도 자료 폐기" 폭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한국철도공사(사장 직무대행 유재영, 이하 코레일)가 자회사인 코레일 관광개발 부산지사장의 성희롱 사실을 알고도 조직적으로 감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 감사실 직원이었던 B씨가 코레일 관광개발 부산지사장인 A씨를 상대로 감사를 벌여 여승무원 성희롱 사건에 대한 관련 증거 및 증언을 확보했지만, 당시 임원진이 사회적 파장을 우려한 나머지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

B씨는 "조사 결과 성추행 증언 및 증거가 나왔다. 당시 이건태 사장과 감사실, 홍보실 임원과 회의를 했다"며 "회사에 성추행으로 고소, 고발이 들어오면 골치 아프니 증거를 없애고 무마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폭로했다.

노조 측은 코레일 승무원 고용 업무를 맡고 있던 A씨는 철도고·철도대를 나온 소위 ‘철피아’ 인맥으로, 그동안의 수차례의 여승무원 성회롱 논란에도 사내 징계를 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는 10여 명의 여승무원들이 A지사장으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받거나 성폭력적인 발언을 들어 노조에 제보했고, 관련 증거까지 발견됐다.

당시 제기된 주장에 따르면 A 지사장이 여승무원에게 메신저를 통해 "퇴근 후 단둘이 만나 파티에 가자"고 요구하거나, 피곤한 여승무원에게 잠을 깨는 요령으로 남성 성기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식 자리에서 여승무원에게 '상금을 주겠다'며 야한 춤을 강요하거나, 함께 춤을 추자며 껴안기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노조가 진상조사를 공식 요구해 사내 감사가 이뤄졌지만, 사측은 성희롱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면서 A 지사장을 여승무원이 근무하지 않던 화천지사로 발령 냈다는 것이다.

당시 코레일 측은 성희롱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무원 사이에 떠도는 헛소문'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여기에 올해 1월 설날 연휴에는 A씨가 여직원 숙소 안에 갑자기 들어와 쓰레기통의 내용물을 봉투에 옮겨 담아 또다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여승무원 C씨는 "여자 화장실 휴지통에는 생리대나 피 묻은 화장지, 스타킹 등이 있지 않느냐"며, "여승무원들이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는 숙소에 남성 간부가 무단으로 들어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때도 사측은 사내 성희롱 고충처리위원회를 열고 "C씨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소지가 있다"면서도,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조사 결과 A지사장이 노래방에서 여승무원을 상대로 신체적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을 확인했다"며 "관련 녹취파일도 확보했었다"고 밝혔다.

또 "A지사장의 성추행 탓에 회사를 그만 둔 여승무원 등을 통해 관련 증언을 확인했다"며 "남아있는 직원도 많지만, 손해를 입을까 두려워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다. 코레일 관광개발 관계자는 "확인 결과 감사 자료를 폐기한 일이 없다"며 "당시 사건도 부산노동지청에 조사를 맡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간부 감싸기를 위해 조직적 은폐 공작에 나섰다고 보고, 재조사 및 재발방지대책 등을 촉구했다.

코레일 관광개발 노조 이윤선 지부장은 "A지사장은 코레일 퇴직자인 이른바 '철피아' 인맥을 가진 관리자로 사내 임원진은 물론, 코레일에도 끈끈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노조나 승무원을 탄압하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간부였기 때문에 사측이 성추행을 확인하고도 무마한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한편, 열악한 환경 속에 근무하는 KTX 여승무원들의 성추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파업을 진행 중인 KTX 여승무원이 당시 서울역 철도공안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사회적 충격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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