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흥망성쇠④-衰]'동력엔진 SM6·박동훈 잃은' 르노삼성, 쇠락 길 걷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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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흥망성쇠④-衰]'동력엔진 SM6·박동훈 잃은' 르노삼성, 쇠락 길 걷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10.2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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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의존도 심화에 클리오 등 신차 출시 요원…난관 ‘산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내수 판매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신차를 통해 세몰이에 나선 곳이 있는가 하면, 노후 모델의 인기 하락으로 인해 시름이 깊어지는 업체들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오늘>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3분기까지 내수 판매량 분석을 통해 어떠한 업체들이 '흥망성쇠(흥하고 망함, 융성함과 쇠퇴함)'를 기록하고 있는 지 살펴봤다. 물론 당장 부진한 성적을 거둔 업체라고 해서 실망하기는 이르다. 본디 흥망성쇠라는 말에는 순환의 이치가 포함돼 세력이 쇠했다가도 다시 융성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신차효과가 다소 희석된 SM6의 판매 감소세가 확연해지는 모습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SM6, QM6의 흥행에 힘입어 판매 확대에 성공하는 등 이른바 '권토중래'를 이뤘지만, 정작 올해 들어서는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부진이 심화되며 쇠퇴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여기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르노삼성차의 제2 전성기를 이끈 박동훈 사장마저 사임, 위기감이 부추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9월까지 내수시장에서 7만5172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6%의 성장을 이뤘다. 이는 QM6가 올해 9월까지 1만9627대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이룬 성과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의 이러한 실적 상승세는 지난해 9월 출시된 QM6의 신차 효과에만 의존한 것으로, 이 외의 모델들은 가파른 판매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감을 여실히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효자 모델로 자리잡았던 중형 세단 SM6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4만513대를 판매하며 고공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신차 효과가 지속되지 못하면서 20.9% 감소한 3만204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소형 SUV 시장의 확대에 일조한 QM3 역시 올해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9205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0.7% 감소하는 등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뉴 QM3는 지난 8월 새 옷을 갈아으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지만 오히려 해당 월 908대 판매로 전월 1379대 대비 판매 감소세가 확연해진 것. 이어 9월 판매량도 오히려 뒷걸음질 친 724대를 기록,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상대적으로 SM6, QM6 등의 판매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존 SM 시리즈인 SM3, SM5, SM7 모델들의 판매 감소 역시 두드러진다. 해당 모델들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SM3가 전년 대비 39.0% 줄어든 4144대, SM5가 23.0% 감소한 3993대, SM7은 13.8% 줄어든 4665대 등으로 집계되며, 반등 기미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9월 출시된 18년형 SM5가 대폭 강화된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당 월 855대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12% 오르는 등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전기차 모델인 SM3 Z.E.도 올해 9월 누적 판매량 1235대로 전년 대비 268.7%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판매 볼륨이 작은 모델이라는 점에는 성장 동력으로는 한계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 르노삼성차는 주력모델들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됨에 따라 QM6 판매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 르노삼성자동차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르노삼성차의 QM6 의존증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9월 출시된 QM6의 가솔린 모델 QM6 GDe가 해당 월 1426대 판매되며 QM6 판매량의 57.8% 비중을 차지, 전월 대비 54.2% 증가세를 그렸다. 다만 가솔린 모델이 가세했음에도 9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2536대와 비교해 2.7% 감소했다는 점은 중형 SUV 시장 내에서의 신차 효과가 다소 떨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해석, 판매 확대에도 부담감이 따른다.

더욱이 르노삼성차는 올해 하반기 소형 해치백 모델 클리오의 출시를 통해 내수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됐다. 클리오 출시 계획이 내년으로 넘어감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신차 투입이 전무, 기존 주력 모델들의 노후화를 극복할 만한 카드를 잃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4월부터 회사를 이끌며 SM6와 QM6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박동훈 사장이 사임을 결정한 점도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르노삼성차는 박 사장이 취임한 2016년에 내수 판매량 11만1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8만 대 대비 40%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특히 박 사장은 임직원들의 자신감 강화와 중형 세단 시장의 프리미엄화 성공, 르노삼성차만의 놀이터로 만들어내며 독보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르노삼성이 그간 박동훈 사장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이뤄왔지만 박 사장이 돌연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자칫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질 공산이 크다"며 "여기에 올해 출시될 예정이었던 클리오가 내년으로 넘어감에 따라 기존 모델들로만 시장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평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도 "올해 출시를 선언했던 클리오 수입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주력 모델들의 인기마저 하락하고 있어 회사 내부적으로 고민이 클 것"이라며 "수입차 프리미엄으로 큰 선전을 이뤘던 QM3와 같이 전략 차종 투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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