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 민주당-바른정당 사이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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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통합] 민주당-바른정당 사이 ‘진퇴양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7.10.24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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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혼자 진도빼는 것" 일축
민주당 내부 국민의당 반대 목소리 높아
安, "통합 공감대 위해 노력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민의당이 통합을 통해 지지율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민주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조차 국민의당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존재감이 격하됐다.

▲ 국민의당이 내홍에도 불구하고 야당 통합을 통해 지지율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민주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 국민의당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국민의당이 이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안철수계 ‘중도통합’ 물밑추진 가속페달… 바른정당 ‘시큰둥’

최근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두 당의 정책 연대를 위한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발족을 시작으로, 지난 18일 당내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양 당이 합칠 경우 최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깜짝 발표하는 등 통합 논의가 양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24일 안철수 대표가 적극적인 통합 ‘물밑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당 내 자강파와 민주당 합당파로 대표되는 호남계, 더 나아가 비안(非安)계 인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통합 추진에 마음이 급하다”며 “손학규 전 지사도 미국 가기 한 달 전 와서 힘을 합치자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 전 지사는 안 대표와 상의 후 왔다”며 “안 대표가 대표 당선 직후 그날 저녁 손 전 지사를 찾아가 ‘바른정당과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합당이라는 말은 없이 추상적인 ‘전략적 협력’을 위해 만나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중도통합론’에 대해 정작 바른정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심지어 바른정당 내 다수 ‘한국당 통합파’ 의원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어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지적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안 대표의 제안에 대해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는 ‘(안 대표가)꿇어라’ 식으로 나왔다. 뭘 잘 모른다. 앞으로도 같이 협력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고, 유승민 의원은 ‘시기상조’ 라는 입장”이라며 “안 대표 혼자 지금 진도를 많이 뺀 것”이라고 일갈했다.

실제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국민의당의 정책노선을 언급하며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바른정당 내 통합파는 오는 11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한국당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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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의 일방적 추진에 대한 반발로, 호남계·비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합당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당 권노갑 상임고문은 최근 임채정 민주당 상임고문과 여러 차례 만나 양당 통합을 추진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국민의당 이훈평 고문도 이날 안 대표의 행보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함께할 수밖에 없는 관계”라며 “안철수 대표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 비판하는 등 당 내 원로들 사이에서 양당 통합 논의와 ‘범민주계 탈당설’이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집단 탈당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민주세력 집권·햇볕정책 계승·호남차별 철폐라는 세 가지 목표에서 일탈하는 하나라도 생기면, 제 움직임에는 굉장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천정배·정동영·최경환·유성엽 등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저랑 함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들은 국민의당과의 통합과의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정당발전위원장은 지난 23일 SNS를 통해 “(국민의당과) 민주당과의 통합 목소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당대당 통합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백히 표했다.

최 위원장은 “여소야대에서의 국회운영과 통합은 별개 문제”라며 “합당으로 의석수를 늘려 과반 정당이 된다 해도 국회를 잘 이끈다는 보장이 전혀 없고, 무리한 추진으로 당내 분란이 커질 경우 국정 동력만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당대표 또한 여러 인터뷰에서 “다른 당과의 통합에 관심도 의지도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오는 25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해 통합에 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이날 "연대 가능성까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내일 다 얘기를 나눠볼 것"이라며 통합 추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2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수도권 정당지지율이 4.9%로 '꼴찌'를 기록한 것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급한 마음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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