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 수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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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YS 본산은 자유한국당˝
이종혁 최고위원
서석재 권유로 부산 운동권 리더서 상도동계로
˝차별없고 따뜻한 정치가 YS계 가풍이다˝
˝좌파정권 막는 통합이 보수 최우선 과제˝
2017년 11월 27일 (월)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는, 그 역사와 크기만큼이나 수많은 정치 문하생들을 배출했다. 특히 YS의 지역구가 있었던 부산에선 현재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 영향을 받은 이들이 여전히 정계에서 활약하며 ‘YS 정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자유한국당 이종혁 최고위원도 그 중 한사람이다. 이 최고위원은 학창시절엔 부산지역 학생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으며, 故 서석재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 통일민주당 중앙청년위원회 조직국장 등을 맡으면서 상도동계의 막내 격으로 활동했다. <시사오늘>은 YS의 서거 2주기를 앞둔 21일, 서울 뉴힐탑호텔에서 이 최고위원을 만났다.

   
▲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오버랩 됐던 시간에, 정치적으로 견해가 달라 갈등을 빚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은 정치적, 역사적 단견이라고 본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계 입문 과정이 궁금하다. YS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1980년대 중반, 당시 나는 부산에서 소위 자유민주주의 학생운동의 리더로 나서서, 부산 전 대학의 뜻 있는 학생들을 하나로 묶어서 민주화선거혁명추진연합이라고 하는 조직을 결성했다. 그리고 부정선거 없는 총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위한 투쟁을 했다. 이것이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내 첫 행보일 수 있다. 1985년엔 신민당이 그 선거에서 관제야당 민한당을 꺾고 돌풍을 일으켜 제1야당으로 올라섰다. 그 때 선거를 앞두고 민한당에서 10여 명이 탈당, 신한민주당으로 옮겨간 사건이 중요한 일이기도 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인 故 서석재 전 국회의원은 내 동아대 법대 선배였다.

서 의원이 ‘이 군, 나와 함께 정치를 해보지 않겠나’하고 권유했다. 우리 자유주의 운동권 초미의 관심사인 민주주의 대한민국, 이것을 세우는데 제도권으로 들어가서 투쟁하고 기여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맞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수락하고 서울로 올라와 국회에 정책비서관으로 발을 들였다. 이것이 공식 정계 입문이다. 1985년 2월 말 경으로 기억한다. 상도동 YS의 자택에서 YS를 처음 만났다. 만나자마자 큰 절을 했다. 내겐 전설이고 우상이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나도 나이가 60줄에 들어섰지만, 그 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군부독재 시절은 정말 칠흑 같이 어두운 시기였다. 그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서 선봉에 선 영호남의 두 상징이 영남의 거산 YS, 호남의 후광 김대중(DJ) 대통령이었다. 한국의 민주화는 압도적으로 두 분의 공(功)이 크다고 본다. 두 분이 서로 합심해서 만든 것이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이고, 신한민주당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김영삼 대통령의 민주화 의지와 리더십이 역사적으로 독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신민당의 발상도 YS로부터 나온 것이고, DJ는 민추협 결성을 주저하기도 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YS와의 에피소드가 있나.

“YS는 인간적으로 따뜻했던 분이다. 내가 1987년 대선 때 청년조직국장을 맡아 대통령 선거를 돕는데, 경호를 겸해서 전국 유세장을 다녔었다. 엄청나게 바쁜 일정인데도 꼭 내게 ‘이 국장, 애들 뜨뜻한 국물이라도 잘 멕이고 다니래이’하면서 인사를 해 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항상 아랫사람들, 기사나 비서의 구분 없이 어딜 가든 함께 밥을 먹었다. 나도 그걸 배워서 국회의원 할 때든, 어딜 갈 때는 모두 한 자리에서 밥을 먹는다. 그런 것이 YS의 정치 가풍이라고 생각한다. YS는 식사를 굉장히 빨리 하는 편인데, 그래서 항상 좀 늦게 먹는 수행원들에게 ‘저 사람은 꼭 두 그릇씩 먹어’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 “YS는 인간적으로 따뜻했던 분이다. 내가 1987년 대선 때 청년조직국장을 맡아 대통령 선거를 돕는데, 경호를 겸해서 전국 유세장을 다녔었다. 엄청나게 바쁜 일정인데도 꼭 내게 ‘이 국장, 애들 뜨뜻한 국물이라도 잘 멕이고 다니래이’하면서 인사를 해 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이야기도 있다. ‘정치를 하거들랑 꼬리표있는 돈은 받지마라, 정치인은 돈을 모아놓는 사람이 아니라, 정거장과 같은 존재다. 정치하라고 받은 돈은 정치하는데만 써라. 남이 부탁하면서 하는 돈은 절대 받지 마라’고 늘 상 말씀하셨다. YS가 퇴임한 이후에, 평생 자신의 말을 지키셨던 분이구나 생각했다. 청와대에서 나온 뒤에는, 김기수 비서실장이 화환을 보낼 돈이 없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소위 운동권 출신인데, 줄곧 보수정당에 몸담고 있다.

“당시 운동권이라 함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나를 포함해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우파적 성격의 학생들이 있었고, 소위 ‘주사파’ 등으로 불리는 좌파 성격의 운동권 인사들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운동권 출신들 중에도 정치권엔 정당이 모두 다르다. 나와 정계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입문했던 현 제도권 정치인들을 보면, 우파정당에 이성헌, 정병국 등이 있고 민주당 쪽엔 김영춘, 박재호,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등이 모두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다. 그 당시는 군부독재 종식이라는 강력한 대 명제 아래 이념적 성격이 달라도 모두 모여 있었다. 이제 제도권에선 각자의 이념과 생각에 따라 정당이나 정치색이 나뉠 뿐이다.”

-최근 한국당에서 이승만, 박정희, YS의 초상화를 나란히 걸기로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박정희와 YS를 어떻게 나란히 거느냐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건 단견(短見)이라고 본다. 광복 후 이 나라의 70년 역사는 크게 세 마디로 나눌 수 있다. 건국의 역사,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산업화의 역사, 인간다운 삶을 찾은 민주주의의 역사다. 그런 면에서 상징적인 분들이 세 전직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과 YS가 오버랩 됐던 시간에, 정치적으로 견해가 달라 갈등을 빚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은 정치적, 역사적 단견이라고 본다. 오히려 YS의 정치에 배울 점이 많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문민정부의 잘한 점을 좀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YS의 개혁엔, 보복성이 전혀 없었다. YS가 군부가 미워서 하나회를 숙청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군 시스템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DJ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 YS는 일거에 그냥 덮자고 했다. 그냥 눈감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새 시대를 여는 데 불필요한 일이라서라고 했다. YS는 ‘그건 호남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우리가 겪어온 시대는 그런 시대였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 시대에 새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서 악습을 뿌리뽑아야 하는 것이지, 이걸 지금 건드리면 정치보복이나 다를게 없다’고 했다. 이에 동의한다. 개혁은 제도와 정책으로 하는 것이지 사람을 치도곤 내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귀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회창 전 총재는 'YS 화형식'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통령이 못 됐지 않나.”

-최근 상도동계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많이 합류하며 민주당이 이제 YS의 후신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YS의 뿌리가 자유한국당이라고 생각하는가.

“YS의 본산은 한국당이다. YS가 살아 생전에 가장 증오했던 대상은 독재자, 공산주의자다. 어머님이 간첩의 손에 돌아가셨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춘 같은 경우는 우파진영에서 혁신과 개혁을 얘기하다가 그런 것이 잘 안 되자, 김부겸 등과 흘러가다보니 민주당에 간 경우다. 박재호 같은 경우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되면서 민주당에 있는데, 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과거의 상도동계 핵심 인물들 중에 민주당 쪽에 있는 사람들은 YS의 철학과 유지를 저버린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상도동계가 여야에 분산돼있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YS의 뿌리는 한국당에 있다. 최근 홍준표 대표가 YS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당 차원에서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시의적절하고, 나 개인으로도 YS 민주계의 막내세대로 감사하다.”

-향후 한국 보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단적으로 말해 통합이다. 과거 서로 정치적으로 견해를 달리 했더라도, 지금은 좌파정권의 전횡(專橫)을 막기 위해 모두 하나로 모여야 한다. 지금은 역대 여야가 정권을 주고받던 평화시기의 교체기가 아니다. 이 나라를 지금 좌파 주사파들이 끌고 가고 있다, 자유민주대한민국 근간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야당으로서 제어하고 견제하고, 다음에 건강한 우파정권이 재탈환해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이보다 더한 정치적 지고의 선(善)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수 우파가 너무 맥없이 무너졌다.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도 있었고, 그 옆 권력의 호가호위하던 권력 실세들의 무정견, 무원칙, 부패성, 권력 맹종성, 그런 것들이 결국 우파정당을 망치고 결속을 깨뜨렸다. 분열의 시기는 모두 잊고, 우파성향의 정치집단은 물론 분열되었던 보수 유권자들도 다시 이 대 통합의 흐름에 모여들고 결속해줬으면 한다.”

   
“정치의 중심에 국가, 국민의 이익을 놓는 것이다. 정치적 지위는, 그것이 국회의원이든, 총리든, 장관이든, 시장이든 툴(도구)이지 에임(목표)이 아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통합이라고 하면 국민의당도 함께할 수 있나.

“국민의당은 내가 볼 때는 정체성이 혼재돼있는 당이다. 과거 햇볕정책 등을 통해 북한에 돈을 퍼다준 장본인들도 요직에 있는가 하면, 이념과 가치가 보수와 맞는 이들도 있다. 아직 안철수 대표의 아마추어 리더십 상황에선 같이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부는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

-상도동계 원로들 사이에서 'YS 정치학교를 만들면 이 최고위원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제게 과분한 역할이지만, 만약 앞으로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본인의 정치적 좌우명은 뭔가.

“정치의 중심에 국가, 국민의 이익을 놓는 것이다. 정치적 지위는, 그것이 국회의원이든, 총리든, 장관이든, 시장이든 툴(도구)이지 에임(목표)이 아니다. 입신양명을 위한 자리가 아닌, 국가, 역사,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자리일 뿐이다. 이것이 내 정치 철학이고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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