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3 수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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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 꼬리표 떨친 김조원 KAI 사장의 ‘진심’
〈기자수첩〉낮은 자세와 진정성, 변화된 KAI 기대케 하는 요인
2017년 12월 04일 (월) 경남 사천=장대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경남 사천/장대한 기자)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 1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오늘로 취임한지 한 달 하고 4일이 지났네요. 최근 KAI의 여러 모습들을 보고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많은 격려와 눈길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난 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김조원 사장은 연신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최근 전임 경영진의 배임·분식 회계 혐의와 수리온 헬기 품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김 사장의 마음고생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특히 김 사장은 기자가 지금까지 다양한 행사들에서 만나봤던 여타의 '사장님'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모습이 엿보였다. 여러 논란을 제쳐두고 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기자 한 명 한 명을 찾아가 악수를 건네며 허리를 굽히는 그의 모습에서는 직함과 특권을 내려놓고 먼저 다가서려 하는 특유의 인품이 돋보였던 것.

그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던 본사 내 항공우주박물관 4층뿐만 아니라, 기자들이 탄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고, 하차한 기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는 수고로움조차 마다하지 않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김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면서, KAI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달리는 인물인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회사를 살리겠다는 사명감과 진정성이 분명 느껴졌다.

김 사장은 "KAI가 하는 일은 국내 항공산업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들로 명확한 답은 없다. 때문에 실수투성이일 수 있고 '왜 이것밖에 못했냐'고 질타한다면 '죄송합니다'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금의 문제들을 짚어나갔다. 이어 "결국 이러한 과정들은 소통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며 "내가 할 수 있는, 해낼 수 있는 것들은 소통의 장벽을 허무는 것으로, 서로간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를 설득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MRO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것 역시 남들이 가지 못한 첫 길을 걷는 것"이라며 "국내 항공정비 산업을 일으키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당장 수익에만 몰두하기 보다 이것을 할 수 있는 기업은 KAI 뿐이다. 이것을 해야만 항공 부품 산업이 산다는 일념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찌보면 김 사장은 당면 과제인 경영 안정화에만 몰두해도 자신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항공 산업의 발전이라는 국가적·장기적인 비전을 내세우는 그의 모습에서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함이 아닌 책임감 있는 경영자로서의 면모가 느껴졌다. 

아울러, 김 사장은 기자들의 날 선 질문에도 에둘러 변명하기보다 성심성의껏 답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리온 헬기는 회사 입장에서 할 말이 너무 많다"면서도 "하지만 여기에 대해 반박하기보다는 최근 보완과 검증을 거쳐 풍동 시험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고, 지난주부터 지속적으로 납품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전혀 걱정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분식 회계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발표가 나오는 게 좋다. KAI는 결코 조직적인 부정을 저지를 회사가 아니다"며 "KAI는 3개 회사가 합쳐지다보니 그간 회계 기준이 달랐고 해석 다툼 여지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일부 직원들의 지식 부족을 가지고 분식 회계로 결론을 내리면 앞으로의 외국 사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저희 해명을 참작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광풍제월(光風霽月). 비가 그치고 난 뒤 구름이 걷히고 나타난 맑고 밝은 달을 일컫는 이 고사성어는 세상이 잘 다스려진 상태를 뜻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인품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김 사장이 이끄는 KAI가 앞으로 시련을 딛고 비상할 미래를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김조원 사장이 지금의 초심과 태도를 잃지 않고 KAI의 새로운 모습을,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주길 기대해 본다.

장대한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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