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요 100살 됐지만…'반달' 같은 인기동요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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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동요 100살 됐지만…'반달' 같은 인기동요가 있나요?
  •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 승인 2017.12.11 11:50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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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선의 딩가딩> '잠자는 100살 동요' 깨울 시기
아이들에 꿈·희망 주는 동요 제작은 어른들의 몫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로 불리는 윤극영님의 <반달>(1924년)의 가사다.

흔히 1920년대를 우리 근대 동요의 태동기라 부른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된 지금, 동요는 100살을 맞이한다.

어린이들은 동요를 부르며 싱그러운 꿈을 꾸고, 어른들은 동요를 통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동요’다.

예로부터 많은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동요를 접할 때 정서가 안정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며, 언어발달이 향상되고 상상력과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서양의 동요는 대개 보육(保育) 또는 교육적 목적으로 창작되고 교육에 이용되는 것이 통례이나, 우리의 동요에는 면면히 이어 온 민족의 숨결이 담겨 있다. 역동적인 우리의 역사가 말해주듯 동요도 100년의 시대 흐름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1920년대에 동요가 탄생했다면, 1930년대는 동요의 ‘황금시대’라 불린다. 윤석중님의 <윤석중 동요집>이 출간됐고, 대표곡으로 <꽃동산>(이홍렬), <가을>(현제명), <방울새>(김성태), <산바람 강바람>(박태현), <자전거>(김대현), <어린음악대>(김성도) 등이 있다.

1930년 후반, 암흑기로 접어들었던 우리 동요는 1945년 해방 이후 우울하고 어두운 노래에서 밝고 씩씩한 노래들로 전환하게 된다. <과꽃>(권길상), <우리의 소원>(안병원), <어머님 은혜>(박재훈), <가을맞이>(장수철), <어린이 행진곡>(정세문) 등이 이 시기 대표적 노래들이다.

1950년대와 60년대를 거치면서 동요는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하다 상업시대가 시작되면서 가요 · 팝 · CM 송 등의 음악이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자극적인 영향을 미쳐 동요의 위기가 대두된다.   

1970년대에는 KBS의 <누가누가 잘하나>가 텔레비전으로 옮겨와 방송되면서 상업적인 물결 속에서도 동요를 나름대로 지켜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1980년대는 상업물결이 거세진 시기로서, 동요계는 큰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데 <방송창작동요대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며 우리 동요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각 방송사들의 시청률 지상주의로 모든 어린이 프로그램이 잇따라 폐지되면서 KBS의 <누가누가 잘하나>가 동요 프로그램을, 1987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추석연휴 마지막 날에 열리는 <국악동요제>(국립국악원 주최)가 동요제를 대표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고는 동요프로그램과 동요제가 사실상 거의 전멸한 상태다.  

100살의 우리 동요가 잠을 자고 있다.

요즘 어린이들은 동요대신 랩이나 힙합을 즐겨 부른다. 노래경연 프로그램에 나와 유행가를 멋들어지게 부르면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며 박수갈채를 보낸다.

동요보다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먼저 부르는 어린이들에게 동요는 학교 음악시간에나 부르는 학교 음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아들도 동요보다는 그 시기에 유행하는 만화 주제가를 선호한다.

하지만 동요만큼 어린이들의 심성에 맞는 노래는 없다는 것이 동요작곡가들의 설명이다. 과연 어린이들이 사랑 · 이별 · 배신이 주 내용인 가요를 부르면서 어떤 감성을 기를 수 있겠는가 반문해 본다.

어느 연구기관에서 국가와 연령을 초월해 모두가 안다고 판단되는 노래를 선정했다.

여러분은 어떤 노래가 떠오르는가?

그것은 <생일 축하 합니다>(Happy Birthday to You)라고 한다.

100살의 동요가 잠을 자고 있는 요즘, <생일 축하 합니다>(Happy Birthday to You)를 능가하는 노래,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함께 부르는 희망찬 노래를 그려본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그 일이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언젠가 이 시대를 살았던 어른들에게 어린이들이 들을 노래가 없는 역사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요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지혜로운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 전공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 명지전문대 유아교육과 · 인하대 아동학과 겸임교수 역임
· <그러니까 딩가딩>(2015)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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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파파 2017-12-14 10:50:06
원장님의 동시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아빠인 제가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
100년 동요 원장님이 만들어주세요~^^

휘맘 2017-12-14 10:45:24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모습을
보면 누구나 좋아하는데
요즘 동요를 부르는 방송이 잘 없어
아쉽네요~~^^
그래도 동요,동시를 위해 노력하는
원장님을 존경합니다~^^

동글동글 2017-12-12 19:12:08
딩가딩 딩가딩 작가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글과 동요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tns 2017-12-12 12:04:25
기대합니다~ 아름다운동요가아름다운세상을만들어줄그때를기도하며기다립니다
화이팅!!힘내세요

화이팅 2017-12-12 00:17:57
아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이되는 동요가 나오길 기도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