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김성태 당선, 대여 강경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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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김성태 당선, 대여 강경투쟁 예고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12.12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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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원내대표 후보 3인 치열한 토론 속 미래 예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영하 12도. 12일 서울 날씨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한 한파(寒波)였다. 패딩으로 온몸을 감쌌지만, 사이를 파고드는 칼바람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추위를 피할 곳을 찾았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이런 날씨 속에 치러졌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추운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론을 다독일 비책(祕策)을 내놔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12일은 한국당의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를 예측케 하는 ‘운명의 날’이 될 터였다. 

▲ 원내대표·정책위읜장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본관 246호에서는 눈에 띄는 체크무늬 옷을 입고 들어온 안상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 시사오늘

당초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오후 4시20분께. 원내대표·정책위읜장 선출 의원총회가 열릴 국회 본관 246호로 한국당 의원들이 속속 들어섰다. 일찌감치 도착한 김학용 의원은 입구에 서서 입장하는 의원들을 악수로 맞았다. 눈에 띄는 체크무늬 옷을 입고 들어온 안상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환담을 나누는 의원들의 온기가 결합된 미묘한 분위기였다.

총 116명 가운데 재석 86명으로 개회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의총에서는 원내대표 후보들의 불꽃 튀는 토론이 펼쳐졌다. 먼저 김성태 후보는 스스로를 ‘투쟁전문가’로 소개하며 대(對) 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의 당면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대외 투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듯이, 싸움도 해본 사람이 잘 한다”고 투쟁력을 과시했다.

이어서 그는 “엘리트주의나 품격이 아니라 싸울 줄 아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 그 사람은 바로 김성태”라며 “야당 대표가 국회법 위반했다고 고발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여투쟁 잘하는 의원들 지역구에는 당대표·원내대표가 직접 방문해서 격려할 것”이라고 공약하기도 했다.

한선교 후보 역시 원유철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가만두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 다만 그는 “돌이켜 보면 우리 당은 참 오래 싸웠다. 얼마 전 의원회관을 돌면서 초선 의원과 이야기를 나눴더니 ‘정말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며 “당내 화합과 계파를 청산한다는 정신으로 당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 후보는 당내 화합과 계파 청산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복당한 분들이 당협위원장 자리를 되찾는 것이 복당의 마무리”라면서 “현역 의원이 당협을 맡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현실 기준에 맞는 것”이라며 “제가 그런 일을 추진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약속했다.

홍문종 후보은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홍준표 대표와 거리를 뒀다. 홍 후보는 “친박, 친홍도 없는 대통합과 화합, 투홍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틀린 것은 틀렸다고 확실히 말하겠다. 홍 대표 2중대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 총 116명 가운데 재석 86명으로 개회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의총에서는 원내대표 후보들의 불꽃 튀는 토론이 펼쳐졌다 ⓒ 시사오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열린 상호토론에서도 후보자 간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김 후보는 한 후보가 ‘우리 정당이 기득권 정당·웰빙 정당·기득권 정당이라고 하면서 변화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문재인 정부의 고공행진은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인상, 임대주택 100만호 공급과 같은 기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도 국민이 인식하고 있는 기득권·대기업·가진 자의 정당에서 노동자와 취약계층, 사회정의를 이룩하는 당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의 ‘홍준표·김성태 투톱 체제가 되면 막말한국당·폭력한국당 이미지가 생길 것’이라는 말에는 “최근 3년간 언론노출 빈도가 넘버5 안에 든 사람이 저인데, 방송사고 한 번 내지 않았다”며 “과격하고 직설적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판단과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홍준표 대표의 막말과 거친 표현을 우려하는데, 제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당대표는 거친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중립 또는 중도를 자처하는데 실체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이도저도 아닌 것이 아니라 중간층 국회의원 여러분들의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대여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우리 당이 난국에 빠진 상황인데, 타개 방안이 있나’라는 홍 후보의 물음에는 “지지율은 국민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담을 허물어서라도 바른정당 의원님들이 다시 오셔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홍 후보는 김 후보가 ‘성품이 유하고 신앙심도 깊으신 분인데 강력한 대여 투쟁이 가능하겠냐’고 질문하자 “이대로 있으면 역사와 국민 앞에 죄인이 되는데 무엇을 마다하겠나”라며 “저 부드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싸움할 때는 대차게 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의 ‘원유철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됐는데, 이런 문재인 정부에게 어떻게 대처하겠나’라는 물음에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청와대에 쳐들어가서라도, 사법부와 담판을 지어서라도 야당 의원이 여당 의원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차기 원내대표 당선자는 김성태 의원으로 결정됐다. 김성태 의원은 친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 시사오늘

한편, 후보자 간 토론이 끝난 뒤 시작된 투표에서는 김성태 후보가 108표 중 55표를 얻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홍문종 후보는 35표로 2위, ‘중도’를 표방한 한선교 후보는 17표로 3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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