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7.19 목 14:53
> 뉴스 > 현장뉴스 > 현장에서
     
[취재일기] YS 문하생이 느끼는 박정희에 대한 온도차
야권의 몰락, 브레이크는 ‘탈박정희’ 뿐
2017년 12월 16일 17:56:02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달 13일, 박정희대통령 동상 기증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박정희동상설치저지마포비상행동 등이 동상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보수의 위기가 끝날 줄 모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소위 ‘보수 야권’은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방 반등할 줄 알았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 중이고, 유일한 무기였던 종북 프레임은 이미 녹이 슬었다. 이 사태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철학의 부재가 있고, 보수세력이 스스로의 가치를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취재를 이어가다 보면 이러한 착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라고 생각된다. 지금 한국당을 비롯한 한국 보수 진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탈박(脫朴), 바로 박정희 향수를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우선 냉정히 구분해야 할 게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공(功)은, 경제발전에 대한 것이며 그의 과(過)는 정치‧사회에 걸친 군부독재, 그리고 인권유린이다. 그런데 정치인들, 특히 보수 세력에선 어째서 박 전 대통령의 과 그 자체인 그의 정치를 공당의 뿌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가장 근원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 현 보수 세력의 현실이다.

박 전 대통령과 가장 강력한 대립각을 세웠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하인 상도동계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러한 현실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엄밀히는, 거대 제1야당 한국당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기자는 지난 달 YS의 2주기와 관련된 취재 도중 상도동계의 막내 격인 인사들을 차례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각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인 정치가들이다. 그런데 잠깐 이슈가 됐던 한국당 내 ‘박정희‧YS 초상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더니 온도차가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우선은 한국당에 소속돼 있는, 이성헌 서대문구갑 지역위원장의 대답이다. 그는 ‘초상화 논란’에 대해, “두 분 다 한국에 이바지한 바가 다를 뿐 공(攻)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굳이 한 사람을 꼽는다면 이라는 질문엔 “그래도 제가 모셨던 YS가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여기서 더 나가 같은 당 이종혁 최고위원은 “박정희와 YS, 두 사람이 오버랩 됐던 순간에 정치적으로 견해가 달라 갈등을 빚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은 정치적, 역사적 단견”이라는 평을 내놨다. 이것이 현 한국당, 그리고 보수 진영에 흐르고 있는 기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역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승만·박정희·김영삼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했다.

반면,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단호했다. “YS가 잡으려고 했던 호랑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며 “한국당은 YS의 정치철학을 이용하고 왜곡시키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보수에게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이 세 정치가의 온도차는 곧 보수 진영 내의 혼란과도 같다. 그리고 이는 결국, ‘박정희 향수’에 여전히 젖은 유권자들에게 기대려는 착오적 심리다. YS의 문하생들이었던 이들도 서로 이견이 생길 만큼 현 보수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강하게 박정희를 비판했던 정 의원에게 다시 물었다. 보수 유권자들 중 박정희 향수에 여전히 젖어있는 이들이 등돌릴까봐 걱정되진 않는지, 부담은 없느냐고 질문했다.

정 의원은 웃으면서 “만약 그렇게 해서 제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거기까지인 거지요. 하지만 전 제 신념을 바꾸거나 팔면서까지 정치를 이어가고 싶진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우연히도 바른정당이 서울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을 제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자는 앞서 초상화 논란 당시, '보수여, 박정희를 내리고 YS를 올려라'는 제언을 한 바 있다. (관련기사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608) YS를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보수의 몰락, 그 브레이크는 아무래도 ‘탈박정희’에 있는 것 같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관련기사
· 보수여, 박정희를 내리고 YS를 올려라
· 문재인-정병국의 ‘용기’와 ‘소신’
· [時代散策] 정병국 "YS가 잡으려던 호랑이는 박정희"
· 이종혁 ˝YS 본산은 자유한국당˝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