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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원칙주의자 안희정의 ‘당연한’ 행보
3당 합당 반대하며 상도동계와 결별
충남지사 불출마…명분없는 재보선도 ‘NO’
2017년 12월 19일 16:49:18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1월 충남도청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는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 도전은 하지 않고, 재보선도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일각선 노원병 등 서울의 공석(空席)을 통한 원내 입성을 예측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빗나갔다.

그런데 안 지사의 정치행보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일견 당연한 행보다. 혹자는 안 지사의 합리적인 면만 보고 실리주의자라 평하기도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원칙주의자다. 그래서 명분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깐 30년에 달하는 그의 정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안 지사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1990년 대학 선배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추천으로 김덕룡(DR)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비서실에 들어갔지만, 3당 합당 때 이를 거부하며 상도동과 결별했다. 안 지사는 지난 1월에도 본지 인터뷰에 이와 관련, “원칙도 없고 민주주의 대의에도 어긋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YS의 오른팔, DR의 그늘을 스스로 박차고 나온 것은 강한 소신이 있지 않고선 어려운 일이다.

안 지사의 이러한 행보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도 또 다른데, 이와 관련해 DR은 지난해 11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안희정은 스스로 자신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나간 사람이고, 이광재는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떠난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보장된 길을 걷어찬 안 지사가 간 곳은 뜻밖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이었다. 1994년 지방자치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정치 계보가 형성됐다. 안 지사는 노무현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지난 1월 기자와의 만남에서 “그와 함께함으로서 내 원칙과 신념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원칙주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빛을 발하게 된다. 참여정부의 공신들 중 유일하게 청와대조차 들어가지 못했던 안 지사였지만, 상주노릇을 하며 의리를 지켰다는 호평과 함께 다시 주목을 받으며 부상했고 2010년 충남도지사가 되면서 부활했다.

충남지사 재선에 이어 2017년엔 대권 후보군까지 그야말로 도약(跳躍)한 그는, 장미대선에서도 특유의 원칙주의자적 면모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항해 ‘반문연대’를 만들자는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의 제의가 있었지만, 안 지사는 ‘명분이 없다’며 잘라 거절했다.

이렇듯 그의 30년 정치사는 기본적으로 원칙주의에 입각해 이뤄졌다. 이제 다시 현재다. 재보선에서 안 지사가 서울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들어오는 것은 전략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명분이 부족하다. 이는 안 지사가 ‘거쳐 가는’곳이 될 가능성이 커서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 비주류로 분류됐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1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서울 지역구가 탐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노원구병은 조금 부담된다”며 “안철수가 대선 나간다고 사퇴했던 곳이다. 대선을 생각하는 사람이 또 그 지역구에 가는 것은 그리 보기 좋지는 않다. (명분이)좀 없다. 더욱이 안 지사는 그런 정치를 평소에 혐오해 왔다”고 전했다.

안 지사는 차기 당권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는 안 지사 자신의 원칙주의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대권을 위한 주춧돌을 쌓는 데 최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차기 당 대표가 중요하다. 정권도 중반을 향해 갈 거고, 당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텐데 리더십이 중요하다”면서 “잘 하면 그만큼 인지도도 오를 거다. 대권 도전에 뜻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고 평했다.

다만, 안 지사는 정치자금사건과 관련된 전과(前科)가 존재한다. 유일하게 원칙주의자 안희정에게 어울리지 않았던 과거다. 이와 관련, 안 지사는 지난 1월 본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나라종금 사건은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에 검찰에서 수사가치가 없어 마무리 된 일이다. 1999년도에 노 전 대통령이 빚보증을 잘못 서 떠안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 있었다. 그 사업을 내가 책임지려고 아는 선배들한테 사업자금을 빌려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2002년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가 되고나니,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에 뇌물을 받았다며 조선일보에서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으로 터트린 것이다.

당시 내 입장에선 억울했다. 단지 생수사업을 하려고 돈을 끌어다 사업했고 그러다 망했을 뿐이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나한테 민사상 소송을 내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국가가 날 가지고 형사 소송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불법대선자금에 대해선 우선 2가지를 말하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됐을 때 그 당시 대선후보 경선에서부터 대통령 선거운동까지 정치자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원천적으로 없었다. 당시 합법적으로 선거자금을 만들 수 있는 돈은 연간 3억 원의 후원금이었다. 그런데 당 후보 경선 기탁금으로 2억 5000만 원을 내야했다. 남은 돈 5000만 원을 가지고 두 달 동안 전국 16개 시도를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우리가 대선 자금을 마련해야 했는데 당내 후원금 한도가 이미 다 차있던 상태였다.

즉 후원금으로 영수증을 끊어줄 수 있는 금액이 있었는데 당의 재무를 보니 이미 그 풀이 다 차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선거는 치러야 하고 당에 돈은 하나도 없고 돈을 만들 수 있는 여유 자체가 없었다. 불가능한 일을 제도로 만들어놓고 두 달 만에 경선을 치러야 하니 나도 억울한 측면이 많다. 경선자금으로 매표를 하거나 사람을 돈으로 사서 동원을 한 적도 없다. 실질적으로 들어간 돈이 그 정도 인데 비용을 조달하는 업무를 하니 책임을 진 것이다. 억울했지만 변명을 해도 이미 그 당시 집권세력의 좌희정이니 우광재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 도리가 없었다."

최근 안 지사는 지난 달 30일, 일부 문재인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을 향해 “이견 논쟁 거부 말라 그런 지지 운동으론 정부를 못 지킨다”고 일침 했다. 이는 온·오프라인에서 상당한 반발을 샀다.

하지만 안 지사가 자신의 항로를 돌릴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정치 행보로 미뤄보아, 아마도 이는 그의 ‘원칙’에 포함된 소신일 것으로 추정된다.

안 지사는 지난 1월 본지 인터뷰를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했다

-그럼 안 지사의 정치적 브랜드는 뭔가.

"원칙과 상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주의자 안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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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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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니 2017-12-22 06:41:57

    이런 정치인이 있어서 미래가 기대된다. 안희정에 대해 수신고 | 삭제

    • 착한악마 2017-12-21 12:48:59

      "아름다운 정치인 안희정" 오늘도 화이팅!! 명분과 원칙 민주주의자 안희정 존경합니다!!신고 | 삭제

      • 풀잎처럼 2017-12-20 03:21:48

        지독한 원칙주의자가 아니였다면 대선자금 수사를 피했을겁니다. 안희정의 30년을 믿기에 그의 앞으로 정치인생도 믿는거겠죠. 좋은기사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 화이팅 2017-12-20 01:29:52

          안희정을 이해하기 쉬운 좋은글입니다. 이런글 많이 써주셔서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주시길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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