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東進 딜레마…‘차출 카드’ 고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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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東進 딜레마…‘차출 카드’ 고심 중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1.0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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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호재에…´천재일우´´실제론 어렵다´ 차출론 부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영남 공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신년 여론조사 성적표에 한껏 고무돼있지만, 동시에 일각에선 필승카드 차출론이 제기돼서다. 이유는 다르다. 대구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흔치않은 기회라서, 경남의 김경수 의원(경남김해시을)은 다른 카드가 불안해서다.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시장 불출마 의사를 재차 밝혔음에도, 민주당 일각에선 대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차출론을 제기하고 있다. ⓒ뉴시스

신년 여론조사는 영남에서도 민주당에 웃어줬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여권 후보들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일명 ‘필승카드’라고 할 수 있는 김 장관과 김 의원을 냈을 땐 오차범위 밖의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현 시점에서 모두 확고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민주당 입당원서를 제출하면서 부산의 ‘김영춘 차출론’은 조금 옅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대구와 경남은 상황이 다르다. 대구는 처음으로 민주당이 보수진영의 본진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다. 경남에선 김 의원의 출진 여부에 따라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대구다. 영남일보와 대구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5~27일 사흘간 대구 시민 8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장관(41.5%)은 현역인 권영진 시장(17.5%)을 크게 앞섰다. 이 여론조사 외에도 지역 언론사 4개의 여론조사 모두에서 김 장관이 보수진영 후보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미 지난 2014년 대구시장 선거서 40.33%를 받으면서 선전했던 김 장관이다. 그 여세를 몰아 김 장관은 총선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대권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 장관은 총선 불출마를 천명한 상태다. 지방선거를 총괄 지휘해야 하는 행정안전부의 수장으로서 선거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2일 정부청사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않겠다”면서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일각에선 김 장관이 지방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대구 현지에서도 마찬가지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총력전에 나서서 전국구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대구시당의 관계자도 본지 통화에서 “본인이 고사하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 대구가 바뀔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토로했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대구정가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실 지금이야 저렇게 높아도, 막판에 가서 김 장관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며 “차라리 국회의원 일, 장관 일 잘 하다가 대권에 도전하는 걸 대구시민들은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경남김해시을)이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여론조사 격차가 있었다. 김 의원이 나서지 않을 경우엔 한국당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경남지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우선 민주당의 후보군이 두텁다. 민홍철 의원(경남김해시갑), 공민배 전 창원시장, 권민호 거제시장 등이 출사표를 낼 전망이다.

문제는 김 의원이 나섰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다. 〈부산일보〉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에서 김경수 의원이 나설 경우 지지율이 35.7%로 가장 앞섰고, 그 다음으로 정의당 노회찬 의원(창원시성산구) 18.4%, 한국당 이주영 의원( 18.3%, 국민의당 강학도 경남도당 위원장 2.9%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나서면, 박완수 의원 25.8%로 1위에 올랐고, 노회찬 의원 25.6%, 공 전 시장 17.9%, 강학도 위원장 2.6%로 순위가 바뀌게 된다.

 〈국제신문〉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김경수 의원이 나설 경우 50.2%로 박완수 의원(34.6%)을 여유 있게 앞서지만, 민홍철 의원이 나설 경우엔 41.8%로 박완수 의원(37.5%)과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다.

막판 보수층이 결집하는 영남의 특수성을 생각할 때, 김 의원 이외엔 불안하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지적이다. 김 의원을 통해 ‘굳히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 부산지역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여론조사가 꽤 좋게 나온 것은 맞지만,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남엔 실제로 숨은 보수표가 아직 많은 상황이다. 여론조사에 너무 취하면 안 된다.냉정하게 필승카드로 꼽을 만한 것은 김 의원 정도”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 역시 불출마 의사를 이미 밝혔지만 여전히 출마설이 잠잠해지지 않으면서 난처한 기색을 비치고 있다.

경남 정가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아니면 다 진다 그러면 나가라고 할 건데, 또 그 정도도 아니고. (민주당에)나갈 사람도 많고 해서 아마 김 의원도 조금 난처한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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