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환불에 대한 연락도, 입금도, 해명도 없다. 깨끗한나라가 아니라 깜깜한 나라다.”
지난해 10월 25일자로 보도한 본지 <‘5분의 1만 입금’…깨끗한나라 릴리안의 이상한 환불(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426)>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다. 수십여개의 댓글은 모두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환불 조치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생리대를 수거해갔지만 이후 몇 달 간 아무런 연락이 없고 후속 조치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해도 닿지 않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회수 수량보다 현저히 적은 제품 액수만 환불이 됐다는 경우도 있었다.
취재 당시 깨끗한나라 측은 초기 접수 고객까지 환불을 진행했고, 연말까지 환불 절차를 모두 완료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해가 바뀐 현재까지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기다린 시간만큼 불만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다시 판매되고 있는 릴리안 제품을 두고 ‘회수해간 제품으로 되팔이를 하는 것이냐’는 비판부터 릴리안생리대 소송카페에는 깨끗한나라 측의 요청으로 게시글이 삭제됐다는 피해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파동 이후 여러 차례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볼 때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처에 나서는 듯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전혀 진행되는 바가 없는 셈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 유통중인 생리대는 안전하다’는 취지의 발표를 내놓을 때마다 마치 ‘소통왕’처럼 보일 법한 보도자료 배포는 매번 이뤄졌다.
지난해 9월 이뤄진 식약처의 1차 발표 직후 깨끗한나라는 “환불은 물론 판매 및 생산 중단으로 경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 분들의 불안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2차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만인 4일에는 ‘생, 각(생리대, 각을 세우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고객과 함께 생리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고객이 원하는 생리대를 만들기 위한 소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깨끗한나라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만 하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다른 여러 생리대 브랜드에도 유해 성분이 포함돼 있었지만 릴리안만 제품명이 밝혀지면서 엄청난 경제적 손해를 입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깨끗한나라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면 점유율 회복은 물론 타 업체와 달리 ‘손해를 감수한 책임있는 기업’으로 동정표까지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깨끗한나라는 식약처를 방패 삼아 누명 아닌 누명을 벗으려고만 애쓰다가 ‘깜깜한 나라’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올해는 깨끗한나라가 누명보다 오명을 벗는 데 공을 들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깜깜한 나라에서 벗어나는 길은 ‘진짜 소통’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속 시원한 답을 주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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