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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부산 놓고 딜레마 빠진 한국당
전략공천 가능성 제기됐지만…경선 가능성 높아져
2018년 01월 05일 17:19:09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당초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서병수 부산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할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지금은 경선 쪽으로 방향을 튼 분위기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세운 목표는 간단명료하다. 수성(守城)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최소 6개를 가져가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여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지만, 최소 현재 한국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재임하고 있는 인천·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현재는 공석)에서는 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목표는 아니다. 다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할 만한 지역은 대구·경북이 유이하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상징성이 큰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한국당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장은 1995년 민선지방자치제가 도입된 후 보수정당이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던 자리였다는 점에서, 한국당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역 서병수 지지율 낮아…전략공천론 ‘솔솔’

한국당 지도부가 부산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할 경우 현역인 서병수 시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서 시장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일보>가 2일 발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 시장은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51.6% vs. 20.1%)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36.5% vs. 25.4%)에게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市政) 평가도 높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 내놓은 2017년 하반기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46%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6%로, 조사 대상인 14개 광역자치단체장(공석인 대전·경남·전남 제외)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한국당 지도부가 문제 삼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본선 경쟁력이 낮음에도, ‘현역 프리미엄’ 덕에 당내 지지율은 압도적으로 높은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당대표 자리까지 건 홍 대표의 유일한 공천 기준은 지지율일 수밖에 없는데, 서병수 시장은 당내 지지율에 비해 본선 지지율은 약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전략공천은 필요악(必要惡) 아니겠나”라고 했다. 

   
▲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조금씩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 뉴시스

현실적 제약…경선으로 가닥 잡히는 듯

그러나 새해 들어 홍 대표가 전략공천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친홍(親洪)’으로 분류되는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데다, ‘김무성계’ 박민식 전 의원까지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장 후보 경선이 당내 유력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된 지금, 홍 대표가 전략공천을 고집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5일 부산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측 관계자는 “친박계와 김무성계 모두 당헌·당규에 따른 경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외부 인사 영입 작업에 진척이 없는 것도 문제다. 앞서 홍 대표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을 부산시장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은 모두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더욱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더라도, 서 시장보다 높은 지지율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후보 지지율은 궁극적으로 정당지지율과 연계될 수밖에 없어, 누가 후보로 나서더라도 민주당 후보를 앞지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정치권의 예상이다. 앞선 관계자는 “지금은 누가 나와도 서병수 시장보다 높은 지지율을 못 받는다”며 “그러면 홍 대표도 경선 요구를 묵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서 시장의 돌발적 무소속 출마를 막기 위해서라도 경선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현행 선거법상, 경선에 참여해 패하면 본선에 나설 수 없지만 전략공천으로 탈락했을 때는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 서 시장은 지난달 27일 홍 대표와의 회동 이후 공천과 관련된 언급을 일체 삼가고 있으나, 재선 의지가 강해 전략공천 강행 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지역 정가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작년 송년간담회에서 서 시장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을 두고 홍 대표 측 관계자들이 격분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홍 대표가 서 시장을 만나 잘 설득하면서 그 이후로는 서 시장이 주로 시정 성과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 시장이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진짜 ‘초대형 영입’을 하지 않는 한 홍 대표도 경선을 시켜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깜짝 놀랄 만한’ 인재 영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선출은 경선 쪽으로 정리돼 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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