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사태 일단락…협력업체·제3노조 반발 ‘마지막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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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사태 일단락…협력업체·제3노조 반발 ‘마지막 변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1.1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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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2층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제조기사 노ㆍ사 상생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광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신환섭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위원장,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문현군 한국노총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위원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남신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위원장. ⓒSPC그룹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사태가 노사 합의안 도출로 4개월여 만에 일단락됐지만 향후 양측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기존 협력업체와 제3노조가 이번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번 사태의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파리바게뜨 본사 SPC그룹과 양대노총은 자회사를 통해 제조기사 5300여명을 고용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가맹본부인 파리크라상이 상생기업의 51% 이상의 지분을 갖고, 책임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를 가맹본부 임원 가운데 선임하기로 했다. 기존 설립된 상생기업인 ‘해피파트너즈’의 회사명도 양대 노총 요구에 따라 변경할 예정이며, 협력사는 지분참여·등기이사에서 제외된다. 

노사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며 협상 타결엔 성공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 있다. 기존 협력업체들과 제3노조인 해피파트너즈 노조가 이번 합의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새로 꾸려질 자회사에서 배제된 협력업체 12곳의 향방이 미지수다. 본사가 지분 51%, 가맹점주가 49%를 획득하게 되면서 기존 협력업체들은 지분이 사라지게 됐다. 특히 이들 업체 중 8곳은 파리바게뜨에만 제빵사 인력을 공급하던 업체로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직원들을 모두 파리바게뜨로 빼앗기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협력업체 대표를 자회사 지역별 본부장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협력사·노조 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해피파트너즈 소속 노조의 입장도 변수다.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양대노총에 이어 지난달 초 3번째로 설립됐으며 인원은 총 800여명이다. 이들 조합원 대부분은 직접고용 시정지시 대상 제빵사로 앞서 양대 노총과 달리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새로운 자회사 설립 대신 기존 3자 합작사인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해피파트너즈와 계약한 제빵기사가 전체 직접고용 대상자의 80%인 4000여명 이상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회사를 통한 고용은 본사의 관리·감독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와 양대노총의 협상 타결에 관해 “양대노총과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사명 변경, 근로계약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반대 의견”이라고 말했다. 

세부 이행방안을 두고도 노사 간 이견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회사 근로계약서의 경우 본사는 기존 해피파트너즈와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던 제빵사들만 추가로 체결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측은 해피파트너즈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제빵사들도 새로운 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평가도 엇갈린다. 이번 파리바게뜨 노사 간 합의안 도출이 고용구조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결국 노동계가 요구한 완전한 직접고용엔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파리바게뜨 사태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벌어진 첫 불법파견 논란인 만큼 유사한 고용 구조를 지닌 업체들의 고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 대책위원회’는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라는 차선책이 선택된 것은 아쉽지만 직접고용이 말하는 본래의 의미, 즉 사용자의 책임을 담보하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합의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노조와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주를 포함한 사회적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며 “그 결과 또한 성실하게 이행돼 노조 활동 등 노동권의 보장과 제빵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향후 파리바게뜨 제조기사 임금은 기존 협력사보다 평균 16.4% 상향 조정되며, 복리후생도 가맹본부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춘다. 휴일도 기존 6일에서 8일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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