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우왕좌왕 文정부, 거시안목 갖고 시장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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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우왕좌왕 文정부, 거시안목 갖고 시장을 봐야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01.1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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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당 채이배 “정부가 오히려 시장 교란세력이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정부가 나서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그리고 청와대가 상이한 목소리를 내면서 시장의 혼란세를 야기했단 이유에서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정부가 나서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그리고 청와대가 상이한 목소리를 내면서 시장의 혼란세를 야기했단 이유에서다.

지난 11일은 행정부의 엇박자가 이어졌던 하루였다. 시발점(始發點)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공개석상 발언이다. 당시 박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지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와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고 조만간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과 맞물려 발표된 이 소식은, 회복 기미가 엿보였던 가상화폐 시장을 다시 한번 낭떠러지로 몰아 붙였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비트코인(BTC)이 오전까지만 해도 2100만 원대에 가격방어선을 구축했으나, 장중 한때 1400만 원대까지 추락했다. 아울러 이더리움(ETH)도 190만 원대에서 120만 원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기정사실(旣定事實)처럼 여겨졌던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안이 행정부의 공통된 입장이 아니란 게 알려진다. 먼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법무부의 입장에 대해 묵묵부답(默默不答)으로 일관했다. 이번 법무부 결정이 경제부총리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이다.

나아가 청와대도 12만 여명(12일 오후 6시 기준)이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거래소 폐지를 반대하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발표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입장문은 흔들렸던 가상화폐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문제는 외부요인에 민감한 가상화폐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행정부 측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들을 남발했다는 점이다. 앞서 가상화폐시장은 호재와 악재란 이름의 외부요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 왔다. 특히 가상화폐대책 범정부 TF가 발족했을 때도,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이 세무조사를 받을 때도, 그리고 해외 각국에서 제기되는 규제에도 가상화폐시장은 끊임없이 흔들린 바 있다.

박 장관의 발언을 개인과 부처의 잘못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흔들린 시장 규모가 생각보다 거대하다. 국내 시장을 넘어 국제 시장에서도 박 장관의 발언 이후 급락세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실체 없는 가상화폐의 폭락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거시적 안목 없이 단타성 정책을 발표하는 정부가 오히려 시장 교란세력이라고. 행정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통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보다는 획일적이고 거시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 경제의 안정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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