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 토 14:12
> 뉴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가상화폐 늪에 빠진 문재인 정부, 집값은 언제 잡나
<기자수첩>'빈대' 아닌 '좀벌레' 박멸해야
2018년 01월 12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가상화폐 시장 규제에 나선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증폭시킨 모양새다. 주무부처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 부처 간 엇박자, 청와대의 안일한 대처, 정치권의 뒤늦은 진화작업 등이 점철된 한 편의 촌극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다.

국민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줬다. 가상화폐 시세는 물론, 가상화폐 관련주까지 폭락했다. 수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에 관가와 금융권도 아비규환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슈인 만큼, 국회도 다른 일을 제쳐두고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가상화폐의 깊은 늪에 빠진 꼴이다.

투기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경제를 지키겠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명분이 무색해 졌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 된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더욱 큰 문제는 가상화폐 시장 규제보다 더 시급하고, 더 국민생활에 직결된 사안에 투입돼야 할 인력과 예산이 낭비되고, 역량과 관심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시장 안정화다.

서양에 그리스·로마신화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다. 한 번 치솟은 집값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서울 강남, 수도권 신도시, 부산 등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수십년 간 활개를 쳤다.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됐다. 돈이 집을 낳았고, 집은 돈을 낳았다. 그리고 권력마저 낳았다.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부와 명예를 얻었고, 다른 누군가는 부동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생활터전을 잃었다.

투기세력들은 고려 시대 권문세족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기득권을 손에 쥐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주름잡고 있는 기득권세력 대부분이 투기세력임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고위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의혹이 단골메뉴로 다뤄지는 게 그 방증이다.

이 과정에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열심히 일해 월급을 꼬박꼬박 모으면 누구라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던 시절이 막을 내렸다. 뼈 빠지게 벌어도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취업을 포기했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투기세력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산신도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 전매 적발이 대표적인 예다.

집값 상승세 역시 여전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약 1.4%로 집계됐다. 전년 상승률 0.71% 대비 2배 이상 뛴 수치다. 강력한 규제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 과열이 확대된 것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는 산업발전에 긍정적 측면보다 개인에 심대한 금전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거래 형태다. 산업자본화 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빠지고, 이게 붕괴됐을 경우 개인적 손해를 생각했을 때 그 금액이 너무 커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집값 문제도 마찬가지다.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국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긴다. 그 금액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가상화폐보다 위험성과 투기성이 더 크다. 그리고 그 위험성과 투기성은 양극화 현상과 함께 점차 심화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하면서 찻잔 속 태풍을 대형 허리케인으로 키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보다 더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가상화폐의 늪에서 서둘러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빈대를 잡을 때가 아니라 좀벌레를 박멸해야 할 때다. 좀벌레 퇴치작전에서는 부디 문재인 정부가 우왕좌왕하지 않길 바란다. 왜 수많은 국민들이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집값부터 잡으라'고 지적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IT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 불행한 대통령들의 최후는 현대판 사화(士禍)…개헌이 정답이다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5
전체보기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