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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현대판 사화(士禍)…개헌이 답이다
"불행한 대통령의 귀결은 불행한 국민을 만든다"
2018년 01월 13일 (토) 윤명철 자유기고가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자유기고가)

   
▲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치분권 개헌'이라고 적힌 풍선을 들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조선은 양천제와 지주전호제로 소수의 왕족과 양반 지배층의 권력을 보장했다. 요즘 같으면 개헌이라도 해서 시대에 맞지 않은 정치와 경제제도를 개혁할 수 있겠지만 철저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 결과가 4차례의 사화와 왜란·호란, 그리고 일제 식민지다.

조선 몰락의 시작은 4차례의 사화(士禍)라고 생각한다. 정치세력의 교체가 개혁이라고 생각했던 선조들의 오판이 조선의 백성들을 착취하고 나라를 망쳤다.

조선조 연산군과 중종의 시대는 사화의 시대였다 무오·갑자·기묘·갑자사화 등 네 차례의 사화는 왕권 강화와 훈구와 사림의 정쟁에 따른 철저한 정치보복의 역사였다.

특히 무오사화는 훈구파가 신진 정치세력인 사림을 제거하고자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문제 삼아 발생한 최초의 사화다. 훈구와 사림의 정치적·학문적 관점의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이면에는 양반계층의 증가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지배층의 분열이라고 풀이된다.

기묘사화는 훈구파의 대대적인 사림 숙청 전략의 결정판이다. 훈구파는 중종반정에 성공했지만 중종은 사사건건 왕권에 도전하는 훈구가 싫었다. 중종은 왕도정치를 추구하는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세력이 마음에 들었다.

중종은 조광조의 건의에 따라 현량과를 설치했다. 정권을 장악한 훈구파를 견제하기 위해 사림세력의 신속한 정계진출이 필요했다. 현량과는 사림세력의 무시험 관리 등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정권차원의 위협을 느낀 훈구파는 조광조의 개혁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마침 조광조가 훈구파의 ‘역린’을 건드렸다. 중종반정 공신들의 위훈삭제를 시도한 것이다. 희대의 폭군 연산군도 몰아낸 훈구파가 조광조와 같은 풋나기를 제거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주초위왕(走肖爲王)’ 네 글자로 조광조는 역적이 됐다. 훈구는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사림을 솎아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사림들은 낙향해 서원과 향약을 장악하며 재기를 도모했다.

하늘은 사림을 버리지 않았다. 선조가 즉위하자 사림의 천하가 펼쳐졌다. 사림은 훈구를 철저히 궤멸시키며 자신들의 세상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들도 왕도정치는 명분 뿐이었다.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된 사림은 옛 정적인 훈구보다 더 서로를 미워하며 당쟁을 일삼았다.

그 결과가 임진왜란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동인과 서인은 자신들의 정치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린 정세보고로 왜란을 자초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다.

역사의 시계를 대한민국으로 돌려보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현대판 사화(士禍)’다. 사림으로 대표되는 노 전 대통령, 훈구로 대표되는 박 전 대통령…

개헌이 필요하다. 87년 체제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비참한 최후는 5년 단임제의 절대 권력을 가진 대통령제에 기인한다. 엄청난 권력을 보장받은 대통령이 권력의 단 맛에 빠져 절대 권력 행사의 유혹을 외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2년 반이 지나면 새로운 태양을 바라보는 것이 냉엄한 정치권의 생리다. 단임제 대통령을 임기 마지막날까지 충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임기 말년 탈당과 출당의 수모를 당하지 않은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뿐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듯 하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정치세력의 교체는 곧 사화(士禍)다. 매번 반복되는 현대판 사화(士禍)의 끈을 끊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 500여년 전 선조들은 개헌이라는 돌파구가 없었지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개헌’의 권리가 있다. 불행한 대통령의 최후는 불행한 국민을 만든다.

※외부 기고가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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