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적 청각신경병증 야기하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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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청각신경병증 야기하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발견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8.01.2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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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이 후천적으로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청각신경병증은 말소리 인지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특징을 보이는 난청 질환의 일종으로, 원인은 저산소증, 감염, 핵황달, 세포독성 약물의 사용, 유전적 소인 등 매우 다양하며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청각신경병증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거의 없어 치료 시기와 방법의 결정이 어려웠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은 최근 후천적으로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고, 이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경우 인공와우이식수술 후 우수한 경과가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출생 시에는 정상 청력이었으나 후천적으로 난청 증상을 보이는 10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용량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통한 유전자 진단을 시행한 결과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3명 중 2명에서 동일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 이 돌연변이가 한국인 후천적 유전성 청각신경병증의 중요한 원인 인자임을 밝혀냈다.

ATP1A3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그 동안 CAPOS 증후군(소뇌실조, 무반사, 요족, 시신경병증,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열 등에 의해 촉발되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의 원인 유전자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CAPOS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난청이 청각신경병증이라는 특수한 형태라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또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CAPOS 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과 징후를 보인 반면, 다른 한 명은 난청이 거의 유일한 증상이었으며 동일한 돌연변이가 CAPOS 증후군이 아닌 청각신경병증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청각신경병증은 원인이 다양해 인공와우이식수술의 결과 예측에 어려움이 많은데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유전자 진단을 통해 청각신경 경로 중 병변의 위치를 조금 더 정확히 파악해 인공와우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ATP1A3 유전자는 달팽이관 내의 청각신경세포 말단에 주로 발현되어 있기 때문에 인공와우이식수술 시 양호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이들 환자에게 인공와우를 이식한 결과, 수술 후 불과 3개월째부터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이기 시작해 6개월까지의 추적관찰에서 매우 좋은 결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천성 청각신경병증의 중요한 유전적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고, ATP1A3라는 이 특정 돌연변이의 유전진단 결과로 인공와우이식수술의 결과를 예측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보청기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청각신경병증 환자 중 인공와우이식수술의 예후가 좋은 환자들을 진단해냄으로써 그 동안 수술 결정이 어려웠던 청각신경병증 환자들에게 맞춤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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