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017년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국내 건설업계가 2018년 연초부터 또 다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분위기다. 선(先)시공 후(後)분양제 도입을 갈망하는 수요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동탄2신도시 e편한세상', 검수결과 수십건 하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입주가 예정된 대림산업의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e편한세상' 아파트 일부 단지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등 하자 문제가 제기됐다. 내부 공사도 채 끝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1500여 세대의 대규모 단지다.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초토화 됐던 지역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경기도(지사 남경필)와 화성시(시장 채인석)가 최근 e편한세상 품질 검수에 들어갔으나 수십 건의 하자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림산업 측은 지난 12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자유한국당)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등과 간담회를 갖고 입주 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불만과 원성은 끊이지 않는 눈치다.
해당 아파트의 한 입주예정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라서 믿고 내 집을 마련했는데 하자가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며 "이미 지역에 소문이 나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일건설 부산 A 아파트, 균열·누수…해결은 '지지부진'
연초부터 부실시공 논란이 터진 건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부산 동래의 A 아파트에서도 공용 부분에서 균열과 누수 등의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부산·경남 지역 향토 건설사 동일건설(대표이사 김종각)이 시공을 맡은 700여 세대 규모 단지다.
현재 해당 지역 지자체와 동일건설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예정자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해당 아파트 몇몇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이뤄진 해당 아파트 사전점검 때도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일부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지자체가 동일건설을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동일건설은 지난해 수십억 원 규모의 공공시설을 동래구청(구청장 전광우)에 기부채납한 바 있다.
해당 아파트의 한 입주예정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비슷한 하자가 발생한 동일건설의 경기 고양 삼송 아파트에서는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 우리 문제는 답보 상황"이라며 "힘들게 내 집을 마련한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전국 곳곳에서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발생하면서 후분양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후분양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는 물론, 하자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라며 "분양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에게 손해가 가는 일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후분양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월 '장기주거종합계획'에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후분양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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