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의존증에 발목잡힌 현대제철 vs 격차 벌린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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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의존증에 발목잡힌 현대제철 vs 격차 벌린 포스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1.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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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영업익 5년만에 '최대' vs 현대제철, 4년 연속 '내리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포스코가 지난해 4조6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12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전경. ⓒ 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철강업황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영업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포스코는 내수시장 확대와 고수익 제품 판매전략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현대제철은 현대차 판매 감소에 따른 미국·중국 현지의 스틸서비스센터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5% 오른 4조6218억 원을 기록,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해 설비 개수·합리화 작업으로 인해 조강·제품 생산량이 각각 29만 톤, 73만 톤 감소, 1629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WP(월드프리미엄) 판매량 증가와 판매 마진 상승 등에 힘입어 2672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이중 WP 판매는 전년 대비 8.5% 늘어난 1733만 톤을 기록, 1634억 원 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국내외 자회사의 실적 동반 개선세도 뚜렷해지면서 영업이익은 2016년 대비 총 1조7573억 원이 늘어났다. 실제로 포스코대우는 철강 등 트레이딩 부문 호조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9% 증가한 3528억 원을, 포스코에너지는 용량요금 상승 등으로 발전 부문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112.5% 늘어난 1409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켐텍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음극재의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10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제철소 '크라카타우 포스코'(PT.Krakatau POSCO)가 가동 4년 만에 영업이익 141억 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인도 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수트라(Maharashtra)도 수출·내수시황 호조로 판매량이 39% 증가하며 지난 2015년 가동후 최대 영업이익인 1005억 원을 달성했다.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ZPSS)은  WP 판매 비중이 49.3%에서 59.2%로 확대되며 12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지난해 비핵심·저수익 계열사 7곳, 자산 19건을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며 1조2000억 원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뒀다. 처분한 자산들로는 KB, 현대중공업 등 1조 원에 달하는 투자주식과 포스코엠텍의 인도네시아 법인 등 해외 계열사, 직원사택 매각 등이 꼽힌다.

이에 반해 현대제철은 철강 생산·판매 확대에 따라 매출이 전년 대비 14.8% 증가한 19조1660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다소 빛이 바랬다.

물론 현대제철도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증가와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이 2016년 89.9%에서 지난해 85.8%까지  줄어드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실현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2016년 825만 톤 대비 16만 톤 가량 증가한 841만 톤을 기록했으며, 원료 부문의 구매 최적화와 고로 생산성 향상, 물류 최적화 등을 통해 계획 대비 9.3% 개선된 4707억 원의 원가 절감을 달성한 것.

다만 현대제철은 주요 납품처이자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의 부진과 맞물려 미국·중국 등 G2 시장의 현지 스틸서비스센터(SSC)의 실적 부진이 심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감소한 1조3676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연이은 내리막세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영업이익 감소가 이미 예상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사드 갈등으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영업익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자동차강판을 납품하는 현대제철 역시 지난 3분기까지 중국 내 SSC에서만 187억 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마저 반영될 경우 적자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현대차 의존증은 가격 협상력 약화로 이어져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현대제철로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적절하게 반영해야 하지만 모기업이 경영 악화 상태인데다 고객사라는 점을 감안, 당장의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그룹사에 집중된 물량을 다변화시켜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현대제철은 철강 생산·판매 확대에 따라 매출이 전년 대비 14.8% 증가한 19조1660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다소 빛이 바랬다. ⓒ 현대제철 CI

한편 실전 개선세가 완연한 포스코는 올해에도 WP 판매 확대로 철강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WP 제품의 판매량을 1887만 톤까지 높여 그 비중을 57%까지 끌어올린다는 것. 그룹 차원에서는 전기차 소재부터 인프라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에도 더욱 속도를 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지난해까지 4년간 150건의 구조조정으로 7조 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두는 등 사업구조가 한층 강건해졌다"며 "올해는 제철소 설비 신예화 투자 외에도 리튬,  양극재 등 신성장 사업 투자와 에너지, 건설 등의 신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신규설비 조기 정상화와 후판, 특수강 부문 등의 저수익 사업을 집중 관리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상업생산에 돌입한 당진 특수강 공장은 올해 생산량은 70만 톤 규모로, 자동차용 판매 비중 증가에 따라 수익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연산 50만 톤 규모의 순천공장 제3 용융아연도금(CGL)설비 역시 오는 3월부터 글로벌 자동차용 강판 생산에 돌임함에 따라 수익성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업부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공정 투자도 진행돼 단조·강관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가 이뤄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높아진 제품 경쟁력과 재무지표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양호한 경영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기본에 충실한 변화, 함께 나누는 성장'이라는 경영 방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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