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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
<동반성장포럼(43)>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보다 ‘수집품’에 가까워”
2018년 02월 09일 12:54:02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비트코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가격변동성’에 있다. 1년 만에 약 2500만 원을 상회하는 가격으로 정점을 찍은 비트코인은 무려 25배의 가격변동성을 기록했다. 놀란 정부는 허겁지겁 거래실명제 등의 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미국·중국·인도·스페인 등 여러 국가들도 암호화폐 또는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가격 폭락을 불렀고,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1000만 원 대까지 붕괴돼 현재 약 850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동반성장포럼에서는 이처럼 정치·경제계의 ‘뜨거운 감자’인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한 강연이 이뤄졌다. 이날 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트코인에 대한 열기는 지나칠 정도의 광풍(狂風)”이라고 지적하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트코인은 아주 뛰어난 아이디어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볼 때는 화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지난 7일 열린 동반성장포럼에서는 정치·경제계의 ‘뜨거운 감자’인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허상과 실상에 대한 강연이 이뤄졌다. 이날 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및 금융경제연구원은 “비트코인에 대한 열기는 지나칠 정도의 광풍(狂風)”이라고 지적하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트코인은 화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시사오늘

“화폐의 본질은 신뢰와 기록… 비트코인은 한계 있어”

김 교수는 우선 화폐의 두 가지 본질인 ‘신뢰’와 ‘공적거래기록(기억)’을 제시하며 비트코인이 이를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블록체인을 인터넷과 비교하면서 그 한계를 지적했다.

“사회 안에서 불특정다수 간에 시차를 둔 거래가 발생할 때, 사후적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뢰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때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의 기록이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공적으로 유지되고 관리될 수 있다면, 채무불이행 같은 신뢰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판매자가 받은 화폐는 과거 거래의 증거가 된다. 실질적으로 공적 거래 기록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화폐의 본질은 ‘신뢰’로 탄생한 공적거래장부, 즉 ‘기억’에 있다.

(그런데) 인터넷과 달리 비트코인 성능은 상당 부분 제한적이다. 우선 신뢰 형성 과정에서 전력 사용 등 과도한 자원비용이 발생한다. 또 다른 결제 시스템이랑 비교해서 주어진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거래 건수도 매우 제한적이다. 기술적인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 참가자 간 이견을 조정할 메커니즘, 즉 지배구조 시스템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다.

그렇다면 앞서 설명했던 화폐의 ‘신뢰’와 ‘공적거래기록’을 비트코인이 대체하기 위해선, 매우 높은 비용과 기술적·구조적 불완정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존 법정화폐를 대체하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시사점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킬러 앱’… 가상화폐 아닌 고(高)위험 자산”

   
▲ 김 교수는 이날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고위험 자산”이라고 단언했다.ⓒ시사오

그는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화폐가 가지는 △교환의 매개 △회계단위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서의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고위험 자산”이라고 단언했다.

“비트코인은 오버스탁이라는 전자상거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등 비트코인 관련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회사들에서만 지급수단으로 널리 통용된다. 극히 제한적이다. 또 비트코인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비트코인을 사전에 보유해야만 해서, ‘비트코인 신용카드’ 출시도 어렵다. 채굴기계, 전력사용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하지 않는 한 거래소 혹은 딜러로부터 직접 구매해야만 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에 드는 전력사용량은 시리아, 아이슬란드, 요르단보다 많다. 화폐를 기억이라고 한다면, 비트코인은 ‘값비싼 기억’인 셈이다.

가장 한계인 부분은 회계단위다.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의 변동성하고 비교해보면 답은 나온다. 만약 비트코인으로 가격표시를 한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표를 바꿔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 판매자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해서 불필요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치저장수단으로서, 단기간일지라도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 극심한 가격변동성은 화폐보다 오히려 투기자본에 유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의 일간 변동률은 주요 통화 가치 및 금 가격의 일간 변동률과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 뿐 아니라 위험관리 수단으로서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요약하자면 비트코인은 ‘가상화폐’가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가치의 원천으로 하는 일종의 ‘고위험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가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ICO를 제외하고 앞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권리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상증권’도 못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강연을 마치며 존스홉킨스 대학의 존 파우스트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존 파우스트 교수는 2017년 ‘비트코인이 상품으로서의 사용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기반 기술인 공적 블록체인의 미래가치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화폐 이외에 내재가치가 없으면서도 가치를 갖는 물건은 ‘수집품’뿐이다. 수집품은 내재가치가 없지만 사람들의 주관적 기호에 따라 가치를 가진다. 결국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비트코인을 수집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한 평가다.”

   
▲ 김 교수는 "이미 사회적 비용을 치러 신뢰를 확보해온 법화가 있는데 왜 암호화폐를 편입시켜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차라리 중앙은행이 ‘디지털 커런시’를 발행하는 방향이 기술적 혁신도 포용하면서 최대한으로 시행착오 줄이는 방안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이날 동반성장포럼 이사장인 정운찬 전 총리는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는 메시지는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만한 메시지”라며 청중들과의 일문일답을 제안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청중들의 일문일답.

-블록체인은 전 세계 트랜드다. 그 중 일부가 가상화폐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억제하려고만 한다. 오히려 양성화 시켜서 관련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나.

“비트코인으로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사는 이유는 솔직히 단지 돈이 오르길 바라는 것 때문이다. 현재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ICO 형태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비코와 어음이라고 하는 화폐수단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비슷한 것 같다.

“약속어음은 회사가 만들어내는 물건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현재 비트코인의 형태로는 내재적 가치를 갖지 않는다. 그 근거 중 하나가 무엇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어음과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본다.”

-아예 법정화폐로 편입해서 가는 방향이 좋다는 견해도 있다.

“블록체인 관련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들은 자유주의적, 자발적, 사적인 지급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등장 배경과는 정반대의 얘기인 것 같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볼 때 상당히 많은 비용이 따른다. 전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법화, 중앙은행의 법화가 오늘날의 안정된 가치저장수단으로 진화된 것에는 나름의 큰 비용을 치른 것도 사실이다. 전쟁비용을 치르느라 통화가 증발되고, 초인플레이션도 겪었다.

사심 없이 진심으로 사회 복지적 입장에서, 저는 이미 사회적 비용을 치러 신뢰를 확보해온 법화가 있는데 왜 암호화폐를 편입시켜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굳이 사회적 효율성을 꺾어가며, 그 비용을 다시 치루면서, 한 나라의 지급결제시스템과 통화제도를 운영해야 하는가. 그런 면에서 차라리 중앙은행이 ‘디지털 커런시’를 발행하는 방향이 기술적 혁신도 포용하면서 최대한으로 시행착오 줄이는 방안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연구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가 분리될 수 있다고 보나?

“논란 중 하나다. 저는 인센티브로 화폐가 꼭 제공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것을 분리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공적 블록체인이 좀 더 빠른 속도로 플러스 방향으로 나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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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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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ma 2018-02-11 23:13:15

    저도 들어보니 화폐가 잘못된 말이라하더군요
    통화이라더군요신고 | 삭제

    • 코인천재 2018-02-09 19:14:53

      화폐로 인정안하면서 정작 왜 투자하기위해서 실명제로 계좌개설해야되나요? 가상계좌로 해도 되잖습니까? 말이 앞뒤가 안맞네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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