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놀이 문화·맑은 어린이 노래 나왔으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 텃밭에는 안 된다 상추씨앗 밟는다 / 꽃밭에는 안 된다 꽃모종을 밟는다 / 울타리도 안된다 호박순을 밟는다 / 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
‘숨바꼭질’ 할 때 부르는 노랫말이다. 숨바꼭질은 술래가 숨은 사람을 찾아내는 놀이를 말한다. 어떤 아이는 장독대 뒤에 어떤 아이는 울타리 밑에 어떤 아이는 골방에 심지어는 마루 밑에 숨는 아이도 있었다.
우리가 어릴 적에 친구끼리 어울려서 숨바꼭질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땅따먹기’, ‘말뚝박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팽이치기’ 등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온 동네에 넘쳐났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떠한가? 아무리 봐도 옛날 같지가 않다.
동네에서 골목마다 활기차게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어졌다. ‘꼭꼭 숨어라~’ 노래하던 술래놀이가 사라졌다.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고 몇몇이 모여 있기는 하지만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노는 것 보다 저마다 핸드폰에 시선을 집중하고 게임이나 잡다한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놀이문화가 사라져버린 요즘 아이들은 오직 공부만이 지상 목표인 것처럼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는 여기저기 학원을 순회하다가 지친 몸으로 어둠이 내리는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의 미래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놀 시간도 없고 노는 방법도 모른다. 함께 어울려 신나게 노는 방법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놀이를 통해서 더불어 사는 법을 알고 나름대로 규칙을 터득하고, 몸과 몸이 부딪치면서 우정을 키우고, 깔깔거리며 추억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그런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놀이 문화가 없이 자란다면, 그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과연 자녀들을 활기차고 당당하게 잘 키워 낼 수 있을까 우려된다.
핸드폰이나 컴퓨터로부터 더러는 오염된 문화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순수하고 활기찬 미래를 보장 할 수 있을까?
이 시대의 아이들은 기계문명에 익숙해져 마음의 여유가 없다. 기계가 빠르게 반응하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각박한 시대를 살아낸 그들의 미래는 얼마나 끔찍한가?
<바람 이야기>는 이름 없는 풀잎들을 쓰다듬어 주려고 밤새워 먼 바다를 달려온 바람의 이야기를 인격적으로 묘사해 그려낸 작품이다.
우리 아이들이 활기차고 행복한 미래를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건전한 놀이 문화와 맑고 푸른 어린이 노래를 개발하고 정착시켜서 어른들도 함께 부르고 함께 놀아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 전공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 명지전문대 유아교육과 · 인하대 아동학과 겸임교수 역임
· <그러니까 딩가딩>(2015) 저자
꽃의 입장에서도 바람의 입장에서도...
제 자신을 생각해보게 하네요~
시의 구절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