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노조의 명분없는 '이병호 신임 사장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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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노조의 명분없는 '이병호 신임 사장 길들이기’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8.02.2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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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현장 경험 풍부한 실무자형 불구
노조의 '무조건적 낙하산 반대'에 논란일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임 사장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각 공기업 신임 사장들에 대한 노조의 대응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최근 신임 사장의 경력이나 전문성은 감안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하는 행태와 관련해서다. 

지난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의 신임 사장으로 이병호 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취임했다.

이 신임 사장은 지난 연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한 여인홍 aT 전임 사장의 유력한 후임으로 물망에 올라 일찌감치 취임이 예상됐었다.

이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정책보좌관과 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이사, 농수산식품유통연구원 원장 등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을 맡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원순 시장을 공개 지지해, 박 시장 계열의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농업과 관련된 현장 경험이 많은 ‘실무자형’이다.

영농조합을 설립하고 예냉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해 직접 경영했으며, 농림수산식품부 정책보좌관 재직 시 119조원 규모의 농업농촌투융자계획을 주도하기도 했다. 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이사로 활동할 당시엔 남북 농업협력 문제도 다룬 바 있다.

또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재임 중에는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농수산물 유통 분야에서 실무 경력을 쌓아 왔다.

이처럼 나름 전문성을 갖췄음에도 이 사장은 취임식이 예정됐던 지난 19일 오후 노조의 저지 투쟁에 막혀 본사 사옥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aT 노조원 40여명은 '성과주의로 피폐된 조직문화 재건', '공정한 인사 공정한 보상'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 지난 19일 전남 나주 소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정문 앞에서 노조원들이 이병호 신임 사장의 취임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시스

결국 이 사장은 노조원들에게 막혀 다른 장소에서 노조 집행부와 대화 과정을 거친 후에야 취임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이 사장에게 전임 사장이 진행한 업무의 연속성과 함께 조직의 인사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대화를 통해 노조 측의 주장을 수긍하고 일정대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현 정부가 인선한 공기업의 신임 사장에 대한 노조 측의 반발과 시위는 aT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8일에는 한국가스공사에 정승일 사장이 취임했으나 노조 측의 반발로 보름이 지나서야 신임 사장은 본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스공사의 경우, 비록 적지 않은 시일이 흘렀지만 원만한 타협과 대화를 통해 오히려 노사 간 이해의 폭을 좁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부 관료 출신인 정 신임 사장은 현재 인적쇄신과 조직개편 등을 포함해 가스공사의 개혁을 위한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이미 지난달부터 예견된 이 사장의 취임에 대한 이번 aT 노조원들의 시위와 반발은 여하한 명분 보다는 일종의 '실력행사'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더우기 정치권 인사가 아닌, 전문성과 실무 경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인사에 대해 만 하루도 채우지 못한 채 끝난 대응이라 비교가 된다.   

<시사오늘>이 접한 aT 노조 측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고 있지 않다.

한편, 20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aT 관계자는 “공기업의 특성상 정권의 향방에 따른 수장의 잦은 교체와 매끄럽지 못한 절차는 비생산적인 시간의 소모와 함께 긴 업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조직에 미쳐질 피로도를 우려했다.

향후 예정된 공공기관들의 신임 기관장 취임에 대한 각 노조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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