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바람이 강하게 불던 7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약 2시간 전, 그의 성추행과 관련한 ‘미투’가 폭로됐기 때문이다.
그의 출마 선언은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파크’에 위치한 경의선 숲길에서 예정됐다. 그의 선거 캠프는 당초 기자석을 약 30개 정도 배치했지만, ‘미투 사태’로 인해 30분 전부터 많은 기자들이 현장에 몰려 대기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의원의 선거 캠프 관계자는 “기자 분들이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출마 선언이)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물으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자신을 ‘정봉주 지인’이라고 지칭한 한 남성은 기자에게 다가와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타이틀을 어떻게 쓸 생각이냐”며 미투 관련 보도를 크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11시 5분 전, 한 선거캠프 관계자가 나서 “죄송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오늘 보도된 내용(미투)과 관련해 입장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 (출마 선언)장소와 날짜를 연락드리겠다”고 ‘무기한(無期限) 연기’를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기자들이 “그럼 언제 다시 하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추후 알려드리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기자회견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정 전 의원 관계자들도 빠르게 단상과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날 출마 선언을 기다리고 있었던 그의 지지자들은 돌연 “XX방송사는 적폐 중 적폐”라며 “니들(방송국)이 더 문제다. 여기 오지마라”고 소리치는 등 언론 보도에 대한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의 출마 선언 2시간 전, 그의 ‘미투’ 폭로가 터졌다. 사건을 최초 보도한 <프레시안>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나는 꼼수다’로 인기를 얻은 정 전 의원은 대학생이던 기자 지망생 A씨를 호텔로 불러내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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