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김정태 회장이 정치인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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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김정태 회장이 정치인도 아닌데…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8.03.15 19: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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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아닌 정치판 돼버린 금융권…누구 책임인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15일 현재, 민간영역인 금융권이 정치판이 돼버린 느낌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KB금융지주와 KEB하나금융지주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은 특별했다. 단순히 기업의 지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윤종규 회장이나 김정태 회장 등 금융지주 수장을 끌어내리려는 작전 수행으로 비쳤다. 문재인 정권이 자기 사람들을 꽂으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에서 “NH농협금융·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에서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에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들, 청와대 인사와 인연이 있는 사람, 노무현 정부 인사 등이 후보로 올랐다”며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자리쟁탈전”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의 행보에 노조들도 손발을 맞췄다. 때로는 노조가 금융당국을 이끄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문재인 정권이 노조의 눈치를 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요즘 노조는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큰길 한 복판에서 고성능 확성기로 문재인 정부를 마음껏 비난한다. 이에 반해 기업들은 현 정부 심기를 살피느라 바쁜 모습이다. 노조 위상이 이 정도다.

▲ 최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와 맞물려 관치금융 등 금융권에 대한 정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뉴시스

이 와중에 최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전격 사의를 표명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KEB하나금융지주 등 금융기업의 채용비리를 조사하던 금융감독원 수장의 채용비리 의혹은 말이 안 된다. 때문에 최 원장의 사퇴는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아주 복잡하게 꼬였다.

금감원의 압박에 KEB하나금융이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터뜨렸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검사 인력이나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하나금융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시사했다. 금감원은 총 20명 안팎의 특별검사단을 꾸렸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과징금 관련 조사를 할 때보다 더 큰 규모다. 표적조사·보복조사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 노조는 김정태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함께 김 회장 친인척이 하나금융 자회사·관계사에 입사한 과정을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역시나 금융당국과 한 목소리를 낸 셈이다.

요사이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에 이정희가 떴다’라는 얘기가 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선거에 출마했다가 또 사퇴한 것에서 최흥식 원장의 금감원장 취임과 사퇴가 오버랩 된다는 것이다. 최 원장이 취임한 것은 금융기업 수장을 내치기 위한 것이었고 이번에 사퇴한 것 또한 금융기업 수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이렇게 금융기업 수장을 때리다가, 윤 회장이나 김 회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민간기업 수장을 때리다보니 어느새 이들이 정치인으로 커졌다는 일침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공세에서 비켜있는 몇몇 금융기업과 현 정부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는 등 흉흉함마저 감돌고 있다.

금융권과 정치권이 도무지 구별되지 않는 지금 한번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진정 대한민국 금융이 잘 되길 원하는지. 오로지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를 위해 지금 금융개혁에 힘을 쏟고 있는지. 그게 아니라 실제는 금융권에 자기 사람 심는 게 우선인지.

하나 더 묻겠다. 금융기업 수장의 진퇴 문제는 그 실적과 주주들의 판단에 따르는 게 순리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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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ng 2018-03-15 20:26:49
그동안 쌓아온 금융권의 적폐를 없애려고 하는데 뭔 이유를 대서 여, 야 싸움을 시킬려고 하는지.. 이런 기자때문에 한국이 이모양이 되었다. 그냥 법대로 처리하게 내버려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