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기준 척도는 ‘금리’와 ‘인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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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준 척도는 ‘금리’와 ‘인플레’다
  • 이석호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01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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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재테크와 인플레이션

'1,000억과 달걀 3개' 이게 무슨 뜻일까? 인플레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이다. 그럼 과거 1차 세계 대전 후의 독일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오늘 현재의 짐바브웨의 이야기이다.

짐바브웨에서는 계란 한개에 350억 짐바브웨 달러로 1,000억 짐바브웨 달러로도 달걀 3개(총 1,050억 짐바브웨 달러)를 살 수 없다.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정국 혼란과 함께 연간 220만 퍼센트의 살인적인 인플레율에 시달리고 있던 짐바브웨 중앙은행이 만성적인 현금 부족 현상을 타개할 목적으로 1,000억 달러 지폐를 새로 발행했으나 그것을 가지고도 달걀 3개를 사려면 50억 달러를 더내야 한다.

공식적으로는 연간 220만 퍼센트라고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연간 1,000만 퍼센트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평생을 땀흘려 모은 돈으로 달걀 한 개조차 사먹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하이퍼 인플레는 역사 속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든 극단적인 이야기이기는 하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한 인플레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최근에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 보았다. 요즘은 기름도 무게가 있어 될 수 있으면 3분의 1정도 채워 운행을 하지만, 가득 채워 놓으면 과연 몇 킬로미터나 주행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다.

옛날 구식 차량에다 소형인데도 10만원이나 들어 갔다. 주행계의 게이지를 0으로 맞추고 연료등이 들어올때까지 달려보니 410킬로미터를 주행했다. 결국 서울 부산을 왕복하자면 톨게이트 비용등을 포함하여 어림잡아 25만원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거의 1년여만에 두배 가까이 화폐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 섰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것은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화폐나 노동의 댓가로 받는 임금이 6% 하락했다는 말과 동일하다. 즉,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화폐가 가진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플레는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며 재테크로 재산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인플레가 그보다 높다면 실제 구매력은 감소한다.

그러므로 당신과 당신 주위의 평범한 자산가들(저번호에서 정의한 바대로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를 일컫는다)의 기본적인 재테크는 화폐로 지급받는 임금을 어떻게 하면 인플레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이말이 뜻하는 바는 괜히 나서서 쓸떼없이 손해볼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재태크 관해서 이말처럼 적절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과거 20여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재테크 수단은 다름아닌 복리예금 투자였다. 그다음은 채권투자, 부동산 투자, 주식투자의 순이었다. 즉, 이것은 재테크를 해보려고 시도하면 처음에는 수익을 올리는 듯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본전을 건지기도 힘들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숨은 비밀이 바로 이자율이다. 왜냐하면 이자율에 대한 투자의 강점은 평균의 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최대한의 기대이익만 생각하고 기대손실은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투자행위에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5%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본전 아니면 손실을 본다. 그런데 이자율에 투자한다는 것은 명목이자와 인플레, 세금 등의 제 비용의 합이 0보다 크기만 하면 어떤 경우에든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다. 즉, 재테크라고 하는 전쟁터에서는 금융시장 활황기에는 다른 수단에 비해 이자율 투자가 수익률이 낮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부동산이 급락하거나 주식이 하락하면 이자율에 투자한 당신은 재테크의 실력이 있던 없던 평균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아무리 고금리를 찾아 운용해도 금리에서 수익률이 연 6~7퍼센트가 나오지 않으면 일단 이자율을 통한 재테크를 포기하고 대체수단을 찾아라. 그 이유는 인플레와 세금을 감안할 때 그 정도의 수익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곧 자산가치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안전한 이자율 상품을 찾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은 오히려 시간낭비일 뿐이다.

실패하지 않는 재테크의 본질은 금리 기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첫째도 금리, 둘째도 금리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임대 수익을 계산해 보라. 그리고 시중 실세금리와 비교해보라. 실세금리가 현재 약 5퍼센트 수준인데, 임대수익이 최소한 7퍼센트가 나오지 않으면 세금을 감안할 때 그 부동산의 가격은 거품이며, 당신이 이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포기했다면 투자행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재테크 혹은 투자란 반드시 금리와 인플레 두 가지 지표를 축으로 움직여야 한다. 인플레가 연 5퍼센트 이상인데 은행에 돈을 묻어두고 이자를 받기로 한다면 그것은 제살을 파먹는 것이다.

반대로 이자율이 7퍼센트를 넘고 물가 상승률이 3퍼센트 이내로 이자율가 인플레 갭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가장 현명한 재테크 수단은 바로 예금이다. 이때 당신이 예금으로 당신의 자산을 이동시켰다면 당신은 현명한 투자자이며,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은 요행을 바라는 투기꾼에 불과하다.

결국 당신의 금리와 인플레에 대한 지식이 당신을 현명한 투자자로 만들기도 하고 무모하거나 실패한 투자자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주식, 부동산, 채권, 어디에 투자하든 자산이란 그때마다의 배분이 중요하고 그것은 또 시장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왜냐하면 돈이란 기본적으로 금리에서 출발하는 개념이고 그밖의 기타 수단은 금리 이상의 수익률과 금리 이하의 수익률의 가능성에 따라 선택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금리, 즉 자금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모든 재테크는 요행을 바라는 투기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최소한 인플레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당신의 소중한 자산을 늘려가길 원한다면 매일 금리와 인플레라고 하는 금융지식에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을 노출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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