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가 말하는 '진짜'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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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가 말하는 '진짜' 자본주의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12.1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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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마련해 주고, 시골 마을마다 인터넷 센터를 세워 주는 것이 도움은 될 터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물을 파 주고, 전기를 넣어 주며, 세탁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비록 고리타분해 보일지는 모르나 실제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에는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_Thing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中
 

연말 선물로 고심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 중에 책은 선물하기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아 선물로 책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 할 만한 책이있다. 인문사회서에서 또다른 흥행의 보증수표(?)로 떠오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지난 11월, 출간 5일만에 약 7만5000부를 팔아치우며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이 책은 영국의 한 신문이 영국 정치인들에게 일독을 권해 국내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된 책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다만 문제는 지난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특정 자본주의 시스템, 즉 자유 시장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이에 신자유주의라는 형태의 자본주의에 대해 23가지 반론을 펼친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기 위해서 전문 지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만 알고 있어도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지금 껏 상식처럼 자리 잡았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해피엔딩을 부수는 것과 더불어 경제학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서는 두껍고, 글씨가 깨알같으며 전문용어가 수두룩하고 이때문에 주석이 페이지의 1/3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으며 참고도서 목록도 몇 페이지씩 차지하는,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꼬장꼬장한 지식인의 형태를 띈다.

하지만 저자는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고 말하며 지금 껏 우리가 품은 경제서에 관한 두려움을 깨준다. 머리아픈 이야기를 더 머리아프게 설명하는 대신, 적당한 예와 논리적인 설명으로 풀어나간다.

또, 책의 서두에 각자 관심분야에 따라 책을 읽는 일곱가지 방법을 제시, 독자를 위한 배려를 더한 것도 눈에 띈다. 정하준|루키|367쪽|1만4800원

 
<저자소개> 
 
장하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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