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을까.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상징성이 짙어졌다는 방증과 함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으로 혼란에 빠진 친노(親盧)계를 껴안으려는 경쟁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과 이 전 시장은 2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박 시장은 오전에 성묘 후 방명록에 새봄 새 세상 새 시작‘이라고 적었고, 이 전 시장은 같은 날 오후 ‘사람사는 세상의 꿈,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남겼다. 오는 지방선거서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 출마 예정인 두 사람은, 정통 친노계로 분류된 인사는 아니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대권주자급으로 도약한 박 시장과 이 전 시장은, 당내 주류인 친노계와의 접촉 면적을 꾸준히 넓혀왔다. 그리고 뜻밖의 시점에, 뜻밖의 곳에서 변수가 등장했다. 친노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친문(親文)이 등장한 시점이면서 그리고 동교동계가 대거 이탈하면서 다른 당에 가 있는 상황인 2018년이다. 친안(親安)이 생성되기 직전인 바로 이 순간에 안 전 지사가 성추문으로 무너졌다. 여권 내 정치지형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친노를 껴안으려는 대권주자급 인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 박 시장과 이 전 시장의 이번 행보도 이런 맥락 속에서 해석된다.
마침 당내에서 DJ의 그림자는 날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동교동계의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박지원 의원 등은 민주평화당을 만들어 나간 상태다. 민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이를 놓고 26일 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해석을 들려줬다.
“동교동계 상당수가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나갔지 않나. 결국 현 시점에서 민주당에 남은 가장 강력한 상징은 이제 ‘노무현’인 거다. 그 브랜드를 껴안지 않고는 민주당에서 당내 경선도, 향후 대권도전도 어렵다. 게다가 친노란 말은 없어졌지만, 그 사람들은 남아있지 않나. 박 시장이든 이 전 시장이든, 아니면 또 다른 인사든 그들을 안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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