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악연’ 안상수, 재선 기회 주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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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와 악연’ 안상수, 재선 기회 주어질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3.27 18: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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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과 安, 구원(舊怨) 있지만…공천에는 영향 크지 않을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상수 창원시장의 악연은 2010년 7월 있었던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부터 시작됐다 ⓒ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상수 창원시장의 뿌리 깊은 악연(惡緣)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당이 경기도 수원·고양·용인·성남과 경남 창원 등 5곳을 ‘중점 전략 특별지역’으로 지정하면서다. 중점 전략 특별지역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직접 후보를 결정하므로, 홍 대표의 의중(意中)이 공천에 반영될 여지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대표 앙숙(怏宿), 홍준표와 안상수

홍 대표와 안 시장의 악연은 2010년 7월 있었던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부터 시작됐다. 안 시장과 홍 대표는 같은 PK(부산·경남) 출신의 검사 선후배간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서로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쌓여왔던 앙금이 폭발한 것이 2010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이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안 시장을 물밑 지원했다. 이로 인해 심기가 불편했던 홍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안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이것이 그 유명한 ‘개 소송’ 논란이다. 홍 대표는 안 시장에게 “개가 짖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소송을 냈던 안 시장이 어떻게 당내 화합과 국민 통합을 하겠나”라고 몰아붙였고, 안 시장은 “우리 아들이 고3인데, 옆집에서 개 10마리를 키워 시끄럽고 냄새가 나서 공부를 못할 지경이었다”고 반박했다.

결국 선거는 안 시장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후에도 안 시장과 계속해서 날을 세웠다. 당 공식회의 석상에서 안 시장을 비판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도 했고,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는 일도 많았다. 이에 안 시장도 홍 대표를 향해 ‘교만의 극치’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두 사람의 악연은 경남에서도 계속됐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를 통해 경남지사 자리에 오른 홍 대표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으로 당선된 안 시장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2015년 마산로봇랜드 사업 유치를 놓고 갈등이 발생하자 홍 대표는 “정신이 나가도 분수가 있지”라거나 “일개 창원시장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2016년에는 안 시장이 창원의 광역시 승격을 추진할 때는 “과거에는 중앙에서 같이 정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이라며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에게 반역하고 대드는 것이 잘못”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안 시장이 “최근 중앙당 지인이 ‘도지사냐 시장이냐’ 의사를 물어와 창원시장으로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고 발표하자 이례적으로 중앙당이 나서 “최근 일부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이 중앙당을 들먹이며 자가발전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될 때는 응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공천(公薦)에 사감(私感)?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창원을 중점 전략 특별지역으로 지정한 것이 안 시장 공천 배제를 위한 정지작업(整地作業)이라는 말이 나온다. 경남 정가(政街)의 한 소식통은 27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현역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는데 지금처럼 후보가 난립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며 “홍 대표와 안 시장의 구원(舊怨)이 공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를 ‘홍준표 재신임’과 연결시킨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 2월 홍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는 제1야당 홍준표의 신임을 걸고 치를 것”이라며 “재신임에 적합한 분을 경남지사 후보로 내고, 그 지사 후보와 함께 홍준표가 직접 재신임 여부를 고향 사람들에게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창원시장은 경남지사와 짝을 이루는 ‘러닝메이트’ 성격이 강한 만큼, 창원시장 후보 자리에도 홍 대표의 측근이 공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호사가(好事家)들의 입방아’ 쯤으로 여기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홍 대표 본인의 정치 생명이 걸린 선거에서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은 까닭이다.

27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설”이라며 “(홍 대표가) 애도 아니고, 그런 사적인 일이 공천에 영향을 줄 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지방선거 때 그렇게 물고 뜯었던 박완수 의원을 경남지사로 내보내려 했던 사람이 홍 대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홍 대표와 박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 경남지사 경선에서 치열하게 대립한 바 있다.

무엇보다 경쟁력 면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안 시장을 배제하기에는 홍 대표의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실시해 27일 발표한 차기 창원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안 시장은 20.0%를 얻어 여타 한국당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한국당 관계자도 “여론조사를 보면 안 시장 경쟁력이 압도적인데, 만약에 홍 대표가 자기 측근을 공천했다가 경남에서 성적이 안 좋으면 홍 대표 정치 생명은 끝나는 것”이라면서 “안 시장 지지율이 낮으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홍 대표가 무리수를 둘 처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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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 2018-03-27 20:53:48
현역시장이 20%후반대가 머가 도대체 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건지..이동네는 나머지 6명 아무나 나와도공천후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30%근처는 금방이다보온상수 확장력이 전혀없다는말이다 후배 양성위해이제 좀 쉬어라 보는사람이 더힘들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