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재계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현 정권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대거 신규 선임했다. 재계가 여야로 줄을 서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GS는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현오석 전 부총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 전 총리는 2014년 B20·G20 라운드 테이블에 국내 기업 대표 허명수 GS건설 부회장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GS건설은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롯데그룹은 MB맨·朴맨을 선호하는 눈치다. 롯데쇼핑은 이명박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박재완 전 부총리를, 롯데케미칼은 MB정권 말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차관을 맡은 조석 전 한수원 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롯데정밀화학도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낸 우태희 전 차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기아자동차와 한화생명은 이명박 정부 당시 법무장관을 역임한 이귀남 전 장관, 김경한 전 장관을 각각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김성진 전 조달청장을, 삼성생명은 MB정권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지낸 강윤구 고려대 특임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장관급) 신제윤 전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SK이노베이션은 이명박 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2차관을 역임한 김정관 전 차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도 눈에 띈다. KT는 참여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낸 이강철 전 수석, 참여정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낸 김대유 전 수석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주총 때 사내 노조가 반발했지만 선임을 강행했다.
포스코도 참여정부 출신이자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경제자문을 맡았던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선임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일선 현장의 관료들은 대부분 남아있다. 또한 사업에 따라서 정책 연속성에 집중해야 할 게 있고, 현 정권과 보폭을 맞춰야 할 게 있다"며 "전문성보다 인맥이 더 중요한 국내 경영여건상 전·현 정권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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