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진풍 “YS와 나는 감방 동기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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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풍 “YS와 나는 감방 동기생이다”
  • 정세운 기자/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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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풍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인터뷰

복진풍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72, 경기 의왕)은 “YS가 형무소를 갔다 오지 않았다는 말은 잘못 알려진 일”이라며 “일명 ‘백조그릴’ 사건으로 YS는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일이 있다”고 밝혔다.
 

▲ 복진풍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 시사오늘

-백조그릴 사건에 대해 생소하다. 설명을 해 달라.
"백조그릴 위장결혼식 사건은 5.16 군정연장 반대를 위한 재야 정치권 등이 가두시위에 나선 최초의 결사체다. 5.16군사혁명 발발 후 종로 백조그릴에서 결혼식을 가장해 군정연장 반대데모를 벌였다."

-어떻게 촉발되게 됐나.
"박정희가 1963년 2월 18일 민정불참선언을 했지만 일주일 만에 그 발언을 뒤집으며 4년간 군정연장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했다. 이에 같은 해 3월 22일 야권은 백조그릴 사건을 통해 군정연장 규탄대회를 열었다. 백조그릴 사건은 워낙 극비사항이라 야밤에 주로 비상소집 등을 통해 진행됐고 그 과정 중 YS의 계획과 아이디어가 있었다. 백조그릴은 당시 종로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이었기 때문에 정보기관조차 눈치 채지 못했다."

-YS외에 누가 참여를 했나.
"윤보선, 정해영, 서범석, 유진산 등이 당시 150여명이 1963년 3월 22일 정오께 백조그릴로 모였고 각파 인사 88명이 서명한 민주구국 선언이 낭독됐다."

-이 사건을 왜 알리고 싶었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민주화 투쟁을 하면 YS와 DJ를 떠올린다. 하지만 DJ는 사형선고를 받는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알고 있는 반면, YS는 형무소 한 번 갔다 오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그것 때문에 민주화 동지들에게 많은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80년 민주화 운동 전 유신투쟁 당시 ‘한국정치범동지회’가 있었는데 그 회원들이 모여서 식사라도 하면 많은 회원들이 ‘YS는 유치장에 한 번 안 갖다오고 무슨 민주화운동이냐’라는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은 얘기들을 한다. 그러면 난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은 근현대사를 알지 못한다. 내가 YS의 형무소 동기생이다. 계보가 다르다고 해서 그렇게 공격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했던 게 생각난다."

-백조그릴 사건 준비 과정은 어땠나.
"박정희는 당시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던 1963년 초 다시 집권연장음모를 폈다.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마침 군 제대 후 윤보선 씨 집으로 찾아가 이 같은 계획을 전해 듣고는 극비에 일을 진행시켰다. 그래서 YS를 비롯해 야당인사들이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주로 밤에 플래카드 등 시위도구 등을 만드는 등 극비리 속에 진행됐다. 그러면서 ‘민정의 회복 공약을 이행하라’고 외치는 등 국민적 저항을 분명히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독재정권 하에서 극비리에 일을 진행시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됐나.
"정보가 누출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구파나 신파를 막론하고 워낙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파를 막론하고 비밀을 엄수할 수 있었다."

-3월 22일 당일 상황이 궁금하다.
"당시 백조그릴에 모인 사람들이 근처에 있다가 12시께 백조그릴로 모여들었고 이후 백조그릴부터 시작해 을지로, 태평로, 광화문을 거쳐 가두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얼마나 많은 경찰들이 우리 주변을 둘러쌌는지 가두시위를 벌이는 대원 한명 당 3∼4명의 경찰들이 달라붙었다. 우리는 그러면서 ‘박정희 소장은 군으로 돌아가라’라고 하면서 경찰시위대를 밀고 나갔고 한 1000명이 경찰 저지선을 압박하자 경찰들이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 때부터 닭장차라고 불리는 경찰트럭에 우리를 싣기 시작했다. 국회의원이나 옛 장관 등을 가리지 않고."

-그 때 YS도 경찰에 연행된 건가.
"맞다. YS도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려 경찰 트럭에 실어졌는데, 내가 김영삼 발을 잡고 ‘니들 김영삼이 누군지 알아. 뭐 하는 짓이야’라고 저항했다가 나도 덩달아 같이 경찰트럭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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