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대용식 한판 승부…'인인성사' 롯데제과 vs '신토불이' 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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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대용식 한판 승부…'인인성사' 롯데제과 vs '신토불이' 오리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4.03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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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제과업계 맞수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간편대용식 시장 공략을 위해 서로 다른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외세의 힘을 빌려 뜻을 이루는 '인인성사'(因人成事) 전략을, 이에 맞서는 오리온은 '신토불이'(身土不二)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등 생활방식이 급변하면서 간편대용식(CMR)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간편대용식은 가정간편식(HMR)과 달리, 조리가 쉽고 휴대가 편해 아침 식사 대신 가볍게 요기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바형, 액상형, 가루형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에서는 간편대용식이 기존 가정간편식을 넘어 약 1조 원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인들이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게 아니라,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조사기관 <Mintel>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조찬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 시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도시거주자 중 66%가 매주 집에서 아침을 먹는 횟수가 2~3차례라고 응답했다. 2013년 대비 11% 하락한 수치다. 또한 아침 식사에 투자할 용의가 있는 시간은 약 5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간편대용식 시장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밥이 보약이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좀처럼 옛말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형, 액상형, 가루형 등으로 출시되는 간편대용식이 주는 풍미와 식감, 포만감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제과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동종업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전략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쏟는 눈치다.

▲ 롯데제과, 오리온이 오트밀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모양새다 ⓒ 각 사(社) CI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미국계 펩시코사 오트 전문 브랜드 퀘이커와 손잡고 이달 초 4종의 오트밀 제품을 선보인다. 퀘이커는 북미에서만 3조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1위 브랜드로 통한다. 강력한 외세의 힘을 빌려 간편대용식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이번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리얼 시장에 진출해, 올해에만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트밀 제품에 TV광고 등 적극적 공보와 다양한 마케팅을 투입, 시리얼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처럼 롯데제과가 '인인성사' 전략을 펼치는 반면, 오리온은 '신토불이'를 앞세워 간편대용식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농협경제지주와 합작법인 '오리온농협' 생산공장 준공식을 이달 내 연다. 오리온농협은 농협경제지주가 51%, 오리온이 49% 지분을 투자해 2016년 세운 합작회사다.

경남 밀양에 가동하는 이번 생산공장은 축구장 5배 크기(3만6000㎡) 규모로 연간 8000톤 가량의 쌀가루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오리온농협은 이를 통해 쌀가루를 활용한 쌀과자 등 쌀 가공식품, 간편대용식, 제과류 등을 생산·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농협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쌀과자가 아니라 그레놀라 등 간편대용식 형태의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국내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르면 4월 말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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