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배당사고③] 허점 드러난 韓 주식시장…‘브레이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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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배당사고③] 허점 드러난 韓 주식시장…‘브레이크’는 없었다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8.04.1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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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증권사 사장단 소집…“신뢰 완전 실추, 시스템 문제” 질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삼성증권 배당사고 여파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공매제’에 있으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번 삼성증권의 배당사고가 이뤄지기까지 한국 주식시장 그 어디에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 측의 사고경과 보고에 따르면, 사건 전날인 5일 담당직원이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6일 오전까지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로 이어졌다.

문제 발생 이후에도 회사 측은 몇 차례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매도 금지 요청을 보냈을 뿐, 일부 직원들이 착오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도하는 것을 막을 방안은 전무(全無)했다.

결국,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주식’이 마우스 ‘클릭’ 한 번만으로 거래될 수 있다는 허술함과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 차단하지 못한 한국의 증권시스템의 부실함이 최악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 상장 증권회사의 현금배당 배분 체계 ⓒ금융감독원

한국 주식거래시스템의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증권의 총 발행주식수는 8930만 주, 발행한도는 1억2000만 주다. 그러나 이를 약 31배 초과하는 수량이 입고됐으며 이것이 ‘오류’임을 알리는 장치는 아예 없었다.

즉, 증권사가 마음만 먹는다면 실체가 없는 주식을 언제든지 만들어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기에 시장 전반에 막대한 충격이 가해졌다.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연맹은 10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하고, 관리 감독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소연 강형구 금융국장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의 직업윤리가 확립되고 모든 거래가 시스템적으로 검정·감시·관리·감독 기능이 작동되게끔 시스템 체계를 개별금융사, 거래소, 감독기관 등에 연계되게 정비해야 한다"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권익이 우선시되게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오전 서울영등포구 소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대표 이사 간담회’를 개최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비롯해 각 증권사 대표이사 17명이 참석했다.

김 원장은 “이번 사태를 직원 개인 실수로 돌리면 안 된다”라며 “가능한 빠른 조사와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응분의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고 받으면서도 이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라며 “시스템 상 문제에 대한 근본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고객과 투자자는 물론 국민 여러분까지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라며 “빠른 시간 내에 피해자 보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과거 유령주식 발행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부정했다.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증권,보험,카드)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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