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놓고 오세훈-市의회 ‘벼랑 끝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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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놓고 오세훈-市의회 ‘벼랑 끝 승부’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1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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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측 “무상급식 조례안 폐기가 먼저” VS 시의회 “김문수 통큰정치 배워라”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전면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간 ‘무상급식은 없다’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 15일 친환경 급식예산 400억 원을 수용하며 타협의 정치를 보임에 따라 오세훈 시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17일 현재까지 오 시장 측의 입장은 강경한 것으로 확인, 일촉즉발의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17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시의회 파행과 관련, “114석 중 7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이 수의 힘만 믿고 12월 6일 무상급식 조례안을 기습 상정해 협상의 여지를 전적으로 닫아놨다”면서 “한마디로 시의회는 3권분립 원칙도 모른다”며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이어 “3권분립에 따라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권한은 행정부, 즉 집행부에 있고 의결 책임과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행정부나 집행부가 이래라 저래야 할 수 없는 사안인 데도 시의회가 (일방적으로)예산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시민의 삶을 볼모로 잡아서 시의회 다수의 폭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오 시장의 대권행보설에 대해 “오 시장이 대권행보에 연연했다면 무상급식 같은 일로 시민들에게 여러 가지 논쟁하는 모습을 보여줬겠느냐”고 반문한 뒤 “역사적으로 꼭 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충돌을 야기하면서 막고 있다. (대권행보와)반대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문수 지사는 타협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서울시는 대한민국의 수도로 천만 명이 사는 거대도시다. 대한민국이 서울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시행하면 대한민국 전반이 시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서울시가 포퓰리즘 복지 공세에 무너지면 대한민국 전반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0 간호정책 선포식 및 2015 ICN CNR 성공개최 다짐대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뉴시스

그러면서 “시의회가 (친환경무상급식)조례를 폐지하고 철회한다면 그때는 오 시장이 시의회와의 논의과정을 열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적인 조례를 놓고 서울시민에게 또 역사 앞에 저항할 수단은 이것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 시장의 대권행보설에 대해 “그런 생각이 들게끔 (오세훈 시장이)행보를 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은 말 그대로 천만 시민의 행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당리당략에 치우치거나 개인적 야망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이 계속 출석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허 의장은 “저희는 시민의 뜻을 받아서 의회의 책무에 임할 것”이라며 “예산이나 무상급식과 관련된 부분은 반드시 해 나가겠다”라며 무상급식 조례에 대한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지사가 다수당의 뜻, 도민의 뜻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타협의 정치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오 시장도 (김 지사의)담대하고 통큰정치를 배워 서울시민의 무상급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보편적 복지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예산안에 대한 회기 내 처리를 주장하며 예산의 날치기 처리를 한 반면,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장은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고도 의회와 예산안 협의에 나서지도 않고 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은 웃기는 짬뽕당’”이라며 비난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당론은 결국 ‘내 맘대로, 내 뜻대로’인가, 아니면 서울시 예산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하명이 없어서인가’”라고 반문하며 “그 정도의 복지마인드와 직무태도로 대권에 나서겠다니 소가 웃을 일”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 서울지역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는 16일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2011년도 초등학교 친환경무상급식 예산확보 촉구 서울시민 식판 집회>를 열고 “친환경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민심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오 시장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2011년 서울시 전체 예산에서 불과 0.3%에 불과한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거부하고 그것을 빌미로 대권을 향한 정치적 술수를 시작한 오 시장은 어서 시의회에 출석하고 시민들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며 “오 시장은 지금의 행태가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17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그림자시위를 통해 무상급식만을 나라 망치는 포퓰리즘, 부자급식으로 왜곡하는 오 시장의 태도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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