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②한진그룹]획일적이지만 감출 수 없는 의혹 ‘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지배구조②한진그룹]획일적이지만 감출 수 없는 의혹 ‘둘’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04.26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을 위해 5월 10일 국내 10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도 CEO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재벌그룹의 지배구조가 달려졌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재벌개혁 가운데 지배구조에 집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시사오늘>은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대기업집단의 현 지배구조를 점검해봤다.

▲ 한진그룹 현 지배구조.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지니고 있지 않아 다른 기업들보다 획일적인 모양새였지만 ‘일감 몰아주기’, ‘부당이득’ 등의 의혹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주사답게 조양호(17.84%)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보통주 기준 25.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주의 경우에도 2.47%를 지니고 있기에, 이들이 한진칼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금은 한해 약 19억 원 수준이다.

한진칼 아래에는 중간지주사인 대한항공, 한진을 비롯해 정석기업, 한진관광, 토파스여행정보, 제동레저, 칼호텔네트워크, 진에어 등이 존재한다. 한진칼이 보유한 이들 지분은 대한항공이 29.96%, 한진이 22.19%, 정석기업이 48.27%, 진에어가 60%, 토파스여행정보가 94.35%다. 한진관광과 제동레저, 그리고 칼호텔네트워크 같은 경우에는 모두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중간지주사인 대한항공은 한진칼이 보유한 지분 외에도 오너일가가 보통주 0.02%, 우선주 3.89%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단에는 조 회장 외에도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前 한진해운 회장), 조유경·유홍 씨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들은 조 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가족들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한진칼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29.98%의 주식으로 휘하의 한국항공(59.54%), 한진정보통신(99.35%),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95%), 싸이버스카이(100%), 항공종합서비스(100%), 아이에이티(86.13%), 왕산레저개발(100%)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국항공 아래에는 에어코리아라는 자회사도 존재한다.

문제는 한진정보통신의 전체 매출액(1567억 원) 가운데 1203억 원 상당이 한진그룹 자회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냈다는 점이다. 항공종합서비스의 내부거래비율도 50.79%에 달한다. 싸이버스카이의 경우 과거 대한항공의 인터넷 광고 수익을 독점했다는 주장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졌던 곳이다. 

또 다른 중간지주사인 한진에는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자회사가 다수 존재했다. 세부적으로는 인천항3부두운영(36%),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100%), 포항항7부두운영(28%), 한진일산신항운영(51%),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62.87%), 서울복합물류프로젝트금융투자(31.55%), 서울복합물류자산관리(31.55%), 부산글로벌물류센터(51%), 한국티비티(33.33%), 평택컨테이너터미널(68%) 등이 한진의 자회사로 등재돼 있다. 이와 별도로 한진의 경우 한진칼이 보유한 지분 22.19%를 제외하고도 오너일가가 6.99%의 지분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눈이 띄는 곳은 조양호 회장이 20.64%의 지분을 보유한 정석기업이다.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및 신관, 인천 신흥동 정석빌딩, 부산 중앙동 정석빌딩 등을 소유한 부동산임대업체다.

아이러니한 점은 정석기업의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정석기업은 당기순이익 159억 원 가운데 54억 원을 한진칼과 조 회장에게 돌려줬다.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 93억 중 27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조 회장의 지분을 감안한다면 29.05~34.05% 상당의 배당성향을 통해 많게는 10억 원, 적게는 5억 원 가량을 가져 간 셈이다. 지주사인 한진칼과 중간지주사인 대한항공의 배당성향은 각각 3.4%, 3.0% 수준이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