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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삼성 때리기’
<기자수첩>훗날 ´촛불정권의 과도한 비틀기´ 비판 제기될 수도
2018년 05월 08일 18:32:42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촛불혁명’에 의해 일어난 현 정권이 국민여론만을 너무 의식해 원칙 없는 삼성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란 작품이 영화광들의 시선을 끌던 때가 있었다.

늘 그러하듯 감독 개인의 자전적 필치가 두드러졌던 이 영화에선 한 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 간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1부와 2부에 걸쳐 반복돼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분명 같은 사건인데, 비틀어 놓은 감독의 양식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낳는다.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삼성 문제’를 바라보는 기자의 느낌이 홍 감독 영화를 본 듯하다면 너무 과한 것일까.

각 정부 부처와 언론에 의해 매일 행해지는 ‘삼성 때리기’는 이젠 ​남북정상회담 못지않은 온 국민의 화제다. 이미 사회 한쪽에선 정도가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얘기들도 나온다.

‘적폐 청산’을 부르짖는 현 정부와 시민단체가 삼성에 바라는 건 자명하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온갖 불법과의 연결고리를 끊자는 것일 테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개혁이 재벌 개혁의 본보기가 되고, 나아가 정경유착으로 점철됐던 과거 역사와의 단절까지 이룬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야말로 모든 국민이 바라던 적폐 청산이다.

그러나 ‘촛불혁명’에 의해 일어난 현 정권이 국민여론만을 너무 의식해 원칙 없는 삼성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최근 일어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그렇다. 과거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사례들이 현재엔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 정권과는 엄연히 다른 이전 정권에서 내놓은 해석은 다시 재평가될 수 있다. 더구나 적폐세력과 선을 긋고 새 시대로 나가야 하는 역사의 전환점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재벌을 그렇게 길들여온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었다. 국제무대에선 한국의 후진적 정치인들보단 오히려  한국 기업인들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정치권은 이런 기업인에게 올림픽 유치와 같은 국가대사의 길목마다 손을 빌렸다.

또 재벌 위주의 성장정책을 펼쳐온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이 아직도 대기업의 그늘 밑에서 그 과실을 따먹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국가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통해 누릴 것은 누리되, 마치 모든 사회악의 온상인양 대하는 반기업적 정서가 팽배한 건 뭔가 개운치 않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83%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 사이에 분식회계 논란으로 8조6167억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대기업을 믿고 안정적 수익을 바라던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은 허탈할 뿐이다.

영화처럼 너무나 과도한 비틀음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한다. 환부를 도려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 합리화 해도, 각 시대의 변곡점에서 일어났던 유사 사례들을 국민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원칙에 분명한 설득력이 제시돼야 할 시점이다.

그렇기에 묻고 싶다.

언젠가 먼 훗날,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았다고 할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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