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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김정은은 미치광이가 아니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27)>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차장
˝김정은 미치광이설·´잃을 것 없는 북한´은 편견일수도˝
대비는 의도가 아니라 실력에 맞춰야…긴장 풀면 안 된다
2018년 05월 10일 16:38:06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북한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미지의 존재였다. 그래서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열기 너머에도 여전한 궁금증이 있다. 과연 북한은 진심인 것일까.

옛 적(敵)의 일은 군인에게 물어야 한다.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내기도 한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차장은 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북핵과 우리의 선택´이란 주제로 현 남북정국에 대한 상황진단과 조언을 명쾌하게 들려줬다.

신 전 차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조언을 들려줬다.

˝북한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시죠. 사실 북한에겐 아주 간단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어겨진 적 없는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체제유지를 위해서 내부 청중에게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외부 청중, 즉 한국과 주변국들에겐 거짓말만 해 왔습니다. 그간 크고작은 남북회담이 245차례 있었습니다만, 단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도 긴장과 경계를 풀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45번이나 거짓말을 한 사람이 또 무언가 말했을 때, '이번엔 진심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이번에도 거짓말일까'의심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합리적일까요. 물론 이번에야말로 진심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됩니다.˝

이어 신 전 차장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을 이어나갔다.

˝늘 우리집 담을 넘으려다 잡히는 도둑이 있다고 칩시다. 매번 다시 안한다고 빌어서 용서해줬습니다. 200번 넘게 그랬는데, 이번엔 정말인 것 같아서 또 놓아줬습니다. 문제는 이번에는 도둑을 정말로 믿었기에 담장도 헐고, 현관도 열어둡니다. 그러면 진심으로 뉘우치던 도둑이 갑자기 딴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거죠. 진심으로 착한남자가 되려는 김정은을 우리가 나쁜남자로 원위치시켜버릴 수 있다는 우화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위협을 해왔던 상대방에 대해 그 의도에 맞춰서 대비를 하면 안 됩니다. 의도는 하룻밤에도 바뀔 수 있습니다. 능력에 맞춰서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지금 가장 강력한 능력은 핵입니다.˝

이어 신 전 차장은 북한의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향후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예측을 강연했다.

˝북한이 핵을 완성했음을 전제로, 본게임은 미국과의 회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경우에 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제제재가 상당히 괴로운 수준에 달했을 경우와, 미국의 군사공격이 임박했음을 감지했을 때 입니다. 하지만 그간 북한의 수출입 동향 등 통상구조 등을 분석했을 때 경제제재의 영향이 나타난 것은 사실상 6개월 전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경우의 수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다만 당장은 아니지만 1년 정도 후에는 경제적 질식상태가 올 수 있음을 감안한 북한이, 아직 협상력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나왔을 수 있습니다.˝

   
▲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차장. ⓒ시사오늘

˝북한의 다음을 예측하기 위해선 우리가 가지고 있던 북한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한번 바꿔봐야 합니다. 전쟁이 과연 쉽게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거죠. 전쟁가능성에 대한 거론도 하지 말라는 것이 현재 대부분 국민들의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한번 다른 측면에서 접근을 해보자는 겁니다. 우선 김정은은 미치광이라는 가정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세상에 6년씩 대통령을 하는 사람이 있나요. 김정은에게 경험이 적고 어리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도 통치 커리어로는 김정은보다 적은 셈이죠. 세계 최강국인 미국, 중국과의 게임에서 승률 100%를 보여온 나라가 북한이에요. 오히려 치밀한 계산하에 움직이는 전략가적 기질이 있을 거라고 봐요. 김정은이 미치광이라는 것은 일종의 우리가 만든 환상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우린´북한은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와 달리 북한은 국민들이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해요. 선거나 투표가 없어서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김정은이 잃을 것이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세상에서 제일 부자면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실 김정은이에요. 나라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가 잃을 게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가급적 전쟁을 피하며 체제를 유지, 천수를 누리고 싶을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그간 앞선 가설들에 대한 확률만 높게 고정시켜 놨었습니다. 환상에 발이 묶이면 안 됩니다. 생각의 전환을 한번 이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신 전 차장의 열강(烈講)이 계속됐다.

˝그래서 향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갈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 빠져나갈 곳을 많이 만들고 이야기하나요, 하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김정은이 최소한 아버지 김정일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최소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김정일이 핵을 어떻게 만들까라고 생각했다면 김정은은 어떻게 쓸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김정일이 핵개발을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했다면 김정은에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것, 마지막으로 그간 미국이 소극적인 개입을 해왔다면 김정은의 시대엔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준비된 강의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세계사까지 범위를 넓혀서 국제정세를 설명던 신 전 차장으신 전 차장이 강의를 위해 준비한 자료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다음 강의가 있는 줄 모르고 너무 길게 이야기한게 아닌가 모르겠다˝는 신 전 차장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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