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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우리에 맞는 ‘통일’ 고민해야”
〈동반성장포럼(46)“2018 남북정상회담, 한 편의 초현실 영화 보는 느낌”
2018년 05월 11일 11:40:26 임영빈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판문점 선언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토대가 마련됐다. 미국의 포괄적인 원샷 딜과 북한의 점진적·동시적 접근 사이에 타협이 필요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도 오는 6월 미국을 방문해 회담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된 제52회 동반성장포럼에서는 ‘2018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해 “꿈을 꾸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연세대 문정인 교수가 ‘2018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임했다. ⓒ시사오늘

“일련의 상황, 마치 초현실주의 영화 같다”

문 특보는 2018 남북정상회담과 그 전후 과정을 통틀어 “마치 한 편의 초현실주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불과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반도에는 전쟁의 불씨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촉즉발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도발과 핵 야망 등에 문재인 대통령이 패닉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께서 육두문자를 쓰면서 북한을 비판했으며 국방비 증가 등을 거론했다. 미국의 사드배치 요구를 수용한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적 수사 등도 전혀 예기치 못했다. ‘북한에 대해 예방 전쟁을 해야 한다’ ‘과거 시리아 사례처럼 북한의 주요 지점을 선제 타격해야 한다’라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드 배치를 두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껴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문 특보에게 2017년은 “상당히 어려웠던 한 해”일 수밖에 없었다. 대선 전 준비했던 북한 관련 구도는 전부 다 어그러졌으며,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은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이 어떻게 사태를 극복해 나갈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럼에도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공동번영의 한반도‘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는 변함 없었다"는 것이 문 특보의 설명이었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며,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 문제는 국민과의 협의와 합의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은 지금도 굳건하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원할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우리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남북이 공동으로 종전 의지를 밝힌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

문 특보는 지난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남북의 양 지도자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합의를 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DMZ과 서해안 NLL을 평화지대로 설정 △올해 안에 종전 선언 채택 △올 가을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을 담은 판문점 선언 또한 의미가 매우 깊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동안 남북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 경제 분야 등을 해결하고 정치, 군사적 측면의 해결을 주장해왔으나 북한은 그 반대였다. 그런데 이번엔 우리가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양측 간 상당히 빠른 합치가 있었으며 실무진의 교섭 과정 또한 70~75분 내외로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북한의 양보 또한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이전까지 전혀 쓰지 않던 표현인 ‘비핵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명문화했다는 점, 그리고  그동안 북한 측이 줄기차게 문제시해왔던 ‘주한미군’, ‘한미군사훈련’ 등을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매우 인상깊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태도 또한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당, 군의 주요 요인들을 대동해 나온 것은 그간 ‘장성택 숙청’, ‘김정남 암살 의혹’ 등으로 ‘악마’로 여겨졌던 김 위원장의 이미지를 단숨에 일신했다는 것이다. 

   
▲ 문정인 교수(가운데)는 10일 포럼에서 한국의 상황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통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시사오늘

“우리에게 맞는 ‘통일’의 개념과 통일 국가 형태 모색해야”

2018 남북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오는 6월 북미정상회담 또한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한반도의 통일은 그만큼 현실적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통일도 스위스를 모델로 한 낮은 형태의 연방제, 과거 북한이 주장해왔던 고려연방제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남과 북 그리고 주변국가의 상황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통일’을 모색해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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