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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짜혁명①] 엘리트, 시민사회를 어지럽히다
판검事·변호士·의師·회계세무士·박士…존경의 대상→지배권력 동조로 '변질'
2018년 05월 11일 14:00:08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 헌법 제11조에서는 어느 누구든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도 인정되지 않으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해선 안 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평범한 회사원과 재벌 오너일가 구성원의 사회적 지위는 천지차이다. 일반 시민과 국회의원의 사이에는 깊은 특혜의 갭이 존재한다. 일상생활에서도 학연과 지연에 따른 차별 대우가 흔하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떠먹는 밥이 다르다. 권력과 경제력 차이로 귀천이 갈린다.

권력가들이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고, 자본가들이 자수성가로 획득한 부를 누리는 건 별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권력가와 자본가들이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는 사실상 계급제가 돼 버렸다. 자본가가 권력가를 후원하고, 권력가는 자본가를 지원하는 정경유착의 고착화는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의 대중 위에 군림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권력과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그리고 그 소수의 엘리트를 보위하면서 변질돼 버린 또 다른 엘리트 집단이 있다. 바로 '사짜'다.

   
▲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이다. 하지만 시대를 흔들리지 않게 견인해야 할 사짜들은 오히려 시대를 뒤흔들고, 시대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이 시대의 스승(師), 선비(士)로서 어떤 일(事)을 하고 있는가. 4차혁명에 앞서 '사짜혁명'이 시급히 요구되는 때다. ⓒ 시사오늘

판·검사(事), 변호사(士), 의사(師), 회계·세무사(士), 박사(士) 등 사짜는 한때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엘리트 집단이었다. 권력과 자본을 앞세운 다른 엘리트들과 달리, 이들은 지식과 전문성으로 무장했고, 시민들로부터 인정받은 자격증을 이용해 법조계, 의료계, 학계 등 각자 분야에서 시민사회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봉사했다.

죄를 지은 자를 처벌하고,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고, 병자를 치료하고, 자본시장을 파수하고, 연구에 몰두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등 사짜들이 흘린 땀방울과 실천적 함의는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짜는 부와 찬사를 누렸고, 지적·도덕적 권위와 명예를 얻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전문성을 악용하는 일부 사짜들이 나타났다. 과도한 명예욕과 공명심, 자본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망으로 소수 엘리트의 지배 권력에 동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변해버린 사짜들은 권력가의 권력승계, 자본가의 부의 세습에 지식과 전문성을 십분 발휘했다. 힘 있는 사람은 용서를 받는 사회, 힘없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이바지했다.

판·검사와 변호사들은 권력가와 자본가들의 편을 들었고, 의사들은 환자를 차별했다. 회계·세무사들은 재벌의 뒤치다꺼리를 했고, 박사들은 권력과 자본을 비호하는 연구와 논문 작성에 매진했다.

아는 게 많았기에 어떠한 양심의 가책 없이 스스로 부정부패를 용인했고, 당당하게 부정을 저질렀다. 특권의식이 드러났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익집단으로, 나아가 소수 엘리트의 보위집단으로 변질됐다.

부정의 대가는 금배지, 공기관 장, 대학교 총장, 대기업 임원, 고액연봉, 전관예우 등이었고, 변질의 대가는 지적·도덕적 권위의 상실과 사회적 존경의 후퇴, 실천적 함의의 퇴보였다.

사짜들의 이 같은 변질은 시민사회 전반을 어지럽히고 있다. 사법부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의사들은 병이 아니라 돈을 좇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회계·세무사들은 투명성을 의심 받는다. 시대정신과 지식담론을 이끌었던 대학은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이다. 하지만 시대를 흔들리지 않게 견인해야 할 사짜들은 오히려 시대를 뒤흔들고, 시대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이 시대의 스승(師), 선비(士)로서 어떤 일(事)을 하고 있는가. 4차혁명에 앞서 '사짜혁명'이 시급히 요구되는 때다.

<시사오늘>은 이어지는 기사들을 통해 일부 변질된 사짜들의 실태를 짚고, 이에 대한 각계 자성의 노력과 대안 등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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