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 단일화설 모락모락…실현 가능할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문수·안철수 단일화설 모락모락…실현 가능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5.21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일한 돌파구라는 평가…시너지 효과는 물음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화론’에 불을 지폈다 ⓒ 뉴시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이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론’에 불을 지피면서다. 김 후보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약 안철수 후보가 신념을 갖고 우리와 같이 할 만한 의지가 있다면 저는 능히 같이 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일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시장을 그만두게 해야 되겠다는 데는 ‘공감 연대’라고 할까, 저는 그렇게 공감하고 있는데 안철수 후보는 어떤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당초 “단일화는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후보 두 분이 해야 한다”며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金·安 지지율 제자리걸음…단일화로 돌파하나

이 같은 변화는 현 상황이 지속될 시 ‘박원순 독주 체제’를 깨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의외로 <리얼미터>가 5월 13~14일 시행하고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는 60.8%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16.0%)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13.3%)를 큰 차이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앤서치>가 <데일리안>과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5월 18~19일 수행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이 조사에서 박 후보는 60.1%, 김 후보는 18.5%, 안 후보는 12.3%를 얻었다. 박 후보가 60%를 넘기고, 김 후보가 10%대 중후반, 안 후보가 10%대 초중반을 얻는 구도가 지속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2·3위 후보가 1위 후보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은 ‘단일화’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 산술적으로 단일 후보의 지지율은 30%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 보수 결집에 따른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지면, 박 후보와 승부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한 언론사 정치부장은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3선 피로감이니 뭐니 하는 말이 통하겠지만, 지금은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그나마 약간의 (승리) 가능성이라도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도 이전보다는 단일화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 뉴시스

이질적 지지층 결합 어려워…복잡해진 방정식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선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오히려 ‘역(逆)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역시너지 효과란, 이질적인 두 요소가 결합할 경우 서로 분리돼 있을 때보다 생산성이 낮아지는 현상이다. 즉, 1+1이 2보다 작아지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앞선 <알앤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후보와 김 후보가 양자 대결을 할 경우 박 후보는 60.9%, 김 후보는 22.0%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와 안 후보 양자 대결에서도 박 후보가 60.2%, 안 후보가 22.6%였다. 다자대결 시 김 후보와 안 후보가 획득한 지지율 합보다 단일 후보 지지율이 8%포인트가량 하락하는 셈이다.

중도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안 후보가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동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김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가 중도층으로의 ‘확장’이라면, 안 후보 입장에서는 ‘보수층으로의 축소’가 될 우려가 있는 까닭이다. 때문에 안 후보 측은 김 후보의 양보 또는 ‘표에 의한 단일화’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 역시 “지금으로서는 단일화 외에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단일화를 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면 몰라도, 지면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전부 잃게 되는 꼴이기 때문에 덥석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