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고객 양극화 ‘심화’…원인은 서비스 편중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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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고객 양극화 ‘심화’…원인은 서비스 편중 현상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8.06.0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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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서비스로 얻은 이익, 가맹점 결제서비스 이용자에만 혜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혜택을 줄이는 대신 금융서비스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현재, 국내 신용카드사의 순이익 대부분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실상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과 부가서비스는 주로 가맹점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집중되고 있어, 이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신용카드의 본원적 기능은 크게 카드 가맹점 결제서비스와 금융서비스(현금서비스와 카드론)로 나뉠 수 있다. 가맹점에서의 결제는 약 한 달간의 신용 공여 기간이 있으나 사실상 ‘소비’에 해당되고 금융서비스는 ‘대출’의 성격을 가진다.

이는 카드사가 ‘가지고 있든 돈을 소비하려는 고객’과 ‘자금이 부족한 돈을 빌리려는 고객’을 동시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부분 국내 카드사가 순이익의 80% 이상(관리회계 기준)을 금융서비스에서 실현하고 있다. 가맹점 결제 서비스 부문은 이익률이 매우 낮거나 적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카드 사용에 따른 혜택은 금융 서비스 이용 고객이 아니라, 가맹점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사 이익을 내주는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 이 불일치하는 것이다.

국내 신용카드사의 부가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 ‘제휴카드’가 출시되면서 확산됐다. 카드사 단독 상품이 아니라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개발된 신용카드를 통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쇼핑, 외식, 주유소 등 생활 밀착형 업종에서의 제휴처 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부가서비스는 카드사의 신규 고객 기반 확대의 기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카드사의 부가서비스는 더 이상 ‘부가’ 서비스가 아닌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으며, 고객들 또한 카드사의 부가서비스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는 카드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그 규모가 심히 비대해졌다. 그런데 부가서비스는 주로 소비 여력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카드사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금융서비스 이용 고객은 그 혜택을 누릴 여유가 별로 없다는 것에서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받은 고객에게서 거둔 이익으로 지갑 사정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모양새이며, 소득 수준이 높은 VIP 고객일수록 카드사로부터 보다 많은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이 체감하는 혜택의 격차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일각에서는 가맹점 결제 서비스 고객에게만 편중된 부가서비스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가맹점 결제 시 제공되는 카드사의 부가서비스를 일부 축소하고, 절감된 비용만큼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수료를 낮추는 노력을 한다면 신용카드사에 존재하는 고객 양극화 문제를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카드사가 이미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부가서비스 비용을 섣부르게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쟁사와 고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해외와 달리, 카드사가 부가서비스를 한 번 정하면 그 혜택을 수년 동안 바꾸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경직된 규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가맹점 결제서비스 고객에 국한된 부가서비스를 완화하고, 대신 금융서비스를 받는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의 대출을 제공토록 권장해 카드사 고객의 혜택 편중 현상을 일부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증권,보험,카드)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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